남성현 산림청장

가을이다. 언론에서는 지역별 단풍 절정 시기가 언제인지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항상 ‘산의 날’이 생각난다.

국제연합(UN)은 산림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2002년을 ‘세계 산의 해’로 정하였다. 산은 물과 다양한 생물, 귀중한 자원들의 보고이지만 산업화·도시화로 위협받고 있다.

산림청에서도 2002년 산림헌장을 제정하고 여러 행사를 개최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나는 것이 ‘산의 날’ 지정이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91%가 ‘산의 날’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시기는 가을을 선호했다. 이에 따라 산림청에서는 단풍이 가장 절정에 달하는 10월 18일을 ‘산의 날’로 정했다. 그 후 매년 산의 날 행사를 개최해 산림을 잘 가꾸고 관리하는 데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고 산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헥타르(ha)당 나무가 서 있는 양은 165㎥로 OECD 평균인 131㎥을 훨씬 넘어섰다. 이렇게 울창한 산에서 사람들은 등산과 트레킹을 즐긴다. 그러나 산림관리에 있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기후위기는 현실이 되었고,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변화된 사회 환경에 따라 산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고 방향을 새롭게 정립할 때가 되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산림 내 도로인 임도(林道)를 놓는 일이다. 산업발전을 위해 도로가 필요하듯이 산림경영 기반시설로 임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헥타르당 임도 길이가 3.8m로 선진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독일은 54m, 오스트리아는 51m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경영활동 뿐만 아니라 산불진화 차량이 진입하기 위해서도 임도가 꼭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생산된 목재를 사용하는 목재자급률이 16%에 불과하다. 연간 필요한 목재의 84%를 수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은 자국 내 목재를 42% 사용하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도 탄소감축을 위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목재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산이 많은 우리도 목재사용을 생활화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스위스는 산을 바탕으로 관광업을 대표산업으로 육성했으며 독일은 치유, 교육, 문화와 연계한 다양한 산림복지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산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림의 경제적, 환경적, 사회·문화적 가치가 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선진국형 산림관리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