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장애인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에서 고객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노원구

서울 노원구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장애인들을 위한 미용실이 있다. 2020년 기준 등록장애인수가 2만7000여명에 달해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장애인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는 특징에 착안한 노원구가 내놓은 새로운 구민서비스다.

오늘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장애인 친화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 작년 12월 이를 처음 기획한 팀의 고충은 컸다. 지난 2월 수락산역 근처 한 건물 1층 34평 규모의 공간에 임대차 계약을 마치면서 모든 시설을 장애인 편의에 맞추는게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장애 유형이 15개에 이르기 때문에 일일이 맞추는게 간단하지 않았다. 담당인 구청의 장애인친화도시팀은 간담회 등을 통해 관내 장애인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들었다. 사업을 총괄한 박미향 팀장은 “일반 미용실은 문턱에서부터 발길이 막힌다는 게 장애인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라며 “바닥 단차 때문에 머리를 못 감고 집에 갔다는 응답도 있었다”고 했다.

미용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의 모습. /노원구

이런 점까지 반영해 ‘더휴’는 바닥 단차를 아예 없애고 출입구는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경사로로 만들었다. 샴푸시스템도 바꿔 장애인들이 머리 미용 후 앉은 채 샴푸세척까지 마칠 수 있도록 했다. 휠체어에서 미용의자로 쉽게 몸을 옮길 수 있도록 돕는 이동 리프트, 전동 휠체어 충전기, 점자 블록도 갖췄다.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시범운영 기간 관내 장애인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장애인들만 예약이 가능해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좋다는 반응도 많다.

한편에는 카페공간도 뒀다. 박미향 팀장은 “단순히 머리 미용만 하는 곳이 아닌 장애인들의 사랑방이자 편안히 쉴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며 “보호자 대기공간으로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1명을 상주케하고, 미용사들에게 장애인식 교육도 이수토록 한 것도 ‘힐링공간’ 목적에 맞춰서였다.

각종 장비·시설을 갖추는 데 2억5000만원이라는 적잖은 예산이 들었지만 가격은 낮췄다. 커트는 남녀 공통 6900원, 파마 1만9000원, 염색 1만5900원 등 시중가의 절반 수준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여기서 추가로 50%를 깎아준다. 노원구 등록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할 수 있다. 박미향 팀장은 “노원구는 장애인 친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갈 계획”이라며 “더휴는 첫 단추라고 보셔도 된다”고 말했다. 문의 장애인복지과 (02)2116-3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