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유치 역량과 인프라에 있어선 우리나라가 더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2030세계박람회 유치와 관련해 현재 상황을 냉정히 진단하면서도 남은 기간 반전을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 의향을 보인 도시는 부산을 포함해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 리야드, 러시아 모스크바 등 5개다. 러시아가 지난 5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치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우크라이나는 BIE(국제박람회기구)로부터 유치 후보국 지위를 오는 9월까지 상실한 상태다. 향후 유치 활동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탈리아의 경우 내부 정치적 상황 등으로 교섭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진 않고 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2030세계박람회는 사우디와 우리나라 간 2파전 양상으로 흐를 공산이 크다. 현재 판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소 앞서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중동과 이슬람권의 지지세가 강한데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프랑스의 지지까지 이끌어냈다. 프랑스는 BIE 본부(파리 소재)가 있는 나라다. 유럽 등 주변국 의사결정에도 영향이 큰 나라로 꼽힌다.

하지만 정부와 부산시는 BIE 170개 회원국 중 약 120국이 현재 지지국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도시 결정은 내년 11월 BIE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오는 9월 유치계획서 제출을 시작으로 내년 초 현지실사, 3번의 프레젠테이션이 남았다. 우리나라는 남은 세 차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회원국에 어필할 수 있는 박람회장 조성 계획과 각종 지원사항, 프로젝트 등을 중점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두 차례의 인정박람회(1993년 대전, 2012년 여수)를 개최한 경험, 부산이 2002년 한일월드컵, 아시안게임, 2005년 APEC정상회의와 2009년 OECD포럼 등 다수의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교통·숙박·의료 시설 등 기초 인프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사우디 오일머니에 맞서 BIE 회원국 중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우리 기업의 유치 지원도 본격화한다.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우리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해외 네트워크, 투자협력 기회 등을 통한 포섭 작전이다. 과거 1988서울올림픽, 2002한일월드컵,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때마다 우리 기업의 지원 사격이 큰 역할을 했다.

이번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도 삼성, SK, 현대차, LG 등 10대 그룹이 뭉쳤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오는 11월 예정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3차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엑스포추진본부 명지정 유치홍보과장은 “내년 3월쯤 예정된 현지실사도 개최지 결정에 중요한 절차”라며 “실사단별 맞춤 의전과 시민 환영행사 등 유치 열기와 의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전략 등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