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難聽)은 통증이 없다. 눈에 보이는 질환이 아니어서 고통을 남들에게 털어놓기도 어렵다. 난청이 있는 사람을 ‘함께 있지만 섬처럼 외로운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사람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군중 속 고립감은 물론,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난청이다. 오래 방치할 경우 뇌에 전달되는 소리 자극이 부족해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더군다나 늦은 시기에 보청기를 착용하면 그 효과가 미비하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적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광재 히어링허브 서초본점 원장이자 전문청능사가 난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히어링허브 제공

국내 조사에 따르면 난청 인구 중 보청기 구입 비율은 17.4%, 보청기를 꾸준히 사용하는 비율은 12.6%에 불과하다. 어렵사리 보청기 착용을 시도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착용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난청인이 꼽은 대표적인 보청기 불편 사항으로는 ▲소리의 울림과 날카로움 ▲에코 현상 ▲소리 딜레이로 인한 말소리 명료도 저하 등이 있다. 보청기 선진국인 덴마크 디만트그룹의 OITA (Oticon International Training Academy) 멤버이자 20년 경력의 김광재 히어링허브 전문청능사는 이러한 불편의 원인으로 단조로운 피팅 시스템과 그로 인한 한계를 지적했다.

◇지속적 관리와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보청기’

국내에 청각학이 들어온 지 20년 정도 됐다. 호주·미국·유럽 등과 같은 청각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에서는 보청기를 단순 기기로만 인식, 판매의 개념과 가격 정책으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크다. 보청기는 단순 기기가 아니다.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되는 의료기기다. 개인별로 잘 듣지 못하는 주파수 영역 위주로 소리를 증폭시키며 사용 환경에 따라 주파수 반응 등을 조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피팅’이 중요하다. 피팅은 난청인의 정확한 청력을 평가하고 보청기 형태 등을 결정한 뒤 소리의 주파수와 볼륨, 종류 등에 따라 최적화하는 작업을 말한다. 청각전문가의 지식과 임상적 경험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요건을 설정하는 정교한 작업이다.

만족도 높은 보청기 사용을 위해서는 청각전문가의 역량, 지속적인 관리 등을 위한 청각센터의 시스템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광재 히어링허브 서초본점 전문청능사는 “난청인의 보편적·개별적 특성을 반영한 제품 선정과 관리를 통해 보청기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청력 검사 결과 ‘고주파수 난청 또는 저음성 난청’의 경우 폐쇄감이 적은 오픈형 타입 제품이 적합하다. 말소리 변별력이 저하된 상태라면 이를 강화하는 음성센서, 소음 제어 기능, 방향성 마이크로폰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명을 동반한 난청이 있을 때는 이명 보청기 착용 후 소리 재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편측성 난청은 크로스 보청기나 골전도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히어링허브에서 피팅한 고막형 보청기. 철저한 청력 검사 후 보청기 종류를 선택해야 한다.

◇피팅할 때, 청력 상태·모국어·생활 환경 등 고려해야

제대로 맞춰진 피팅은 프로그램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평생 간다. 청각전문가의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조건을 일일이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함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영어권 국가에서 개발한 보청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피팅 공식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난청인에게 맞춰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제조사에서 개발한 보청기 적합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한국어음 특성을 고려한 피팅이 실시돼야 한다.

히어링허브는 한국어음 강화 피팅에 더해 VSE(Virtual Sound Environment) 가상 음향 피팅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피팅실 상하부에 10개의 우퍼 스피커를 설치해 식당·강당·회의실 등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공간음을 가상으로 구현해 피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청기 성능을 사용자 청력 상태와 생활 환경에 맞춰 조절해 주는 것이다.

히어링허브 측은 “덴마크·스위스·미국·독일의 6대 청각 기업 메이저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며 “글로벌 제조자 출신의 전문청능사와 국가 공인 언어재활사, 대한이비인후과 청각사, 전자공학 신소재공학 전공자 등 청각언어학 전문가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히어링허브는 현재 서초본점을 비롯해서 신도림점, 일산점, 분당점, 파주점, 창원마산점, 부산점, 대구점, 전국 8개 지점이 운영 중이다. 히어링허브 서초본점 전화(02-593-3008) 또는 공식 홈페이지(hearinghub.co.kr)를 통해 자세한 문의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