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강상수 제일정형외과병원 척추센터 원장. 송동섭 제일정형외과병원 혈관영상의학센터 원장. 권용원 제일정형외과병원 혈관영상의학센터 원장. /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 이곳저곳 성한 곳을 찾기 힘들다. 허리, 어깨, 무릎 등 여러 부위에 통증을 앓고 있지만, 특히 다리가 붓고 저림을 호소하는 노년층이 많다. 올해 80세가 된 윤모 씨도 다리와 허리 통증을 참다 못해 몇 년 전 연고지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윤 씨는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윤 씨가 겪고 있는 다리 통증은 “척추관 협착증에서 파생된 증상일 것”이라는 의료진의 말에 ‘치료를 받으면 모두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척추 시술 후 허리와 달리 ‘다리 통증’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윤 씨처럼 척추관 협착증 치료 후에도 다리 통증이 지속되거나 병원 이곳저곳을 다녀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혈관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혈관 질환 중 정맥부전은 척추관 협착증에서 보이는 증상과 매우 유사해 의료진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척추 전문의와 혈관 전문의의 협진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이유”라고 조언했다.

◇한 끗 차이 증상으로 구분 어려운 척추관 협착증과 정맥부전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과 추간공이 좁아져 허리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여러 복합적인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맥부전은 다리 정맥 안에 있는 판막의 ‘기능 이상’으로, 심장으로 가야 할 혈액이 하지 쪽으로 역류해 통증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두 질환 모두 다리 통증, 저림, 무거움 등이 동반돼 증상만으로는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강상수 제일정형외과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척추관 협착증과 정맥부전의 가장 큰 차이는 허리 통증의 유무다. 하지만 두 질환을 함께 앓고 있을 경우 다리 통증의 근본적 원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척추관 협착증 치료를 했음에도 계속해서 다리에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혈관 전문의의 검진을 통해 다리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리 통증의 원인 중 하나인 정맥부전의 진단법과 치료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의사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듣고 하지정맥류나 모세혈관확장증, 피부염이나 궤양 등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부분을 관찰해야 한다. 이후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통해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본다. 정밀 검사를 통해 정맥부전이 확인됐다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시행한다. 최근 국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치료법으로 베나실(생체적합접착제를 이용한 정맥폐쇄술)과 클라리베인(기계화학 정맥폐쇄술) 시술이 있다. 통증이 적고 당일 퇴원이 가능해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치료 방법이다.

◇정맥부전 방치하면 습진·궤양 발생… 병원 방문해 ‘조기 검진’ 받아야

수술적 치료에는 발거술과 결찰술이 있다. 발거술은 정맥부전의 기본적인 수술법으로 의료용 철사를 이용해 망가진 혈관을 제거하는 것이다. 결찰술은 관통정맥 등 까다로운 부위의 정맥부전에 적용되는 수술법이다.

송동섭 제일정형외과병원 혈관영상의학센터 원장은 “시술이 수술에 비해 회복 속도가 빠르고 환자의 심적 부담도 적은 편이다. 치료 결과도 수술 못지않게 훌륭해 최근에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모든 혈관을 시술로만 치료할 수는 없다. 좋은 치료란 환자의 상태에 알맞은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를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원 제일정형외과병원 혈관영상의학센터 원장은 “정맥부전은 표면상 보이는 현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척추관 협착증과 증상이 유사할 때는 환자의 설명만 듣고 진단하기 힘들다”며 “초기에 발견할 경우 약물과 간단한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방치할 경우 습진·궤양 등이 발생해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그렇기에 이유가 불분명한 다리 저림과 통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