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기마다 고질적인 식수난을 겪어온 강원도 속초시는 물 부족이 지역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2018년 주 취수원인 쌍천이 메말라 28일간 지역 내 물 공급이 제한됐다. 2000년대 들어서 벌써 4차례. 101일 동안 시민들은 물 공급 제한으로 피해를 겪어야만 했다. 김철수 속초시장은 지난 2018년 취임과 함께 가뭄 해소를 행정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리고 지난달 15일 도천교 지하댐 현장에서 속초시는 물 자립도시 완성을 선포했다.

갈수기마다 물 부족을 겪었던 강원도 속초시가 지난달 15일 쌍천 도천교 일원에서 물 자립도시 완성 선포식을 가졌다. 속초시는 지하댐 건설과 암반관정 개발,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통해 물 부족 고민을 해결했다. /속초시 제공

◇물을 확보하라

지난 2018년 2월 속초시엔 비상이 걸렸다. 겨울 가뭄에 주요 취수원인 쌍천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결국 속초시는 심야 시간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그러나 물 부족은 계속됐고 제한급수는 격일제로 확대됐다. 음식점과 목욕탕 등은 물 부족에 결국 문을 닫아야만 했다.

반복되는 식수난에 김 시장은 물 자립 도시 완성이란 칼을 빼들었다. 암반관정을 개발하고 지하댐을 건설해 취수원을 확보하겠단 계획이었다. 여기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상수도 관을 교체, 누수율을 줄이자는 계획도 포함됐다.

속초시는 그동안 인근 지자체와 수원 공유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갈수기 등 기후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영동지역 한계로 인근 지자체로부터 물을 공급받는 것은 제한적이었다. 무엇보다 관광도시인 속초시엔 물 부족은 치명타였다. 관광객들 사이에선 속초시의 물 부족 현상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등 각종 부작용이 터져 나왔다.

외옹치 해안을 둘러싼 ‘바다향기로’.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상수도관을 교체하는 모습./속초시 제공

◇뚫고, 가두고, 막고…

속초시의 주 취수원인 쌍천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발원해 대포동을 통해 동해로 흐르는 하천이다. 그러나 유료연장이 16km로 짧은데다, 경사도가 가팔라 갈수기엔 하천이 메마르기 일쑤였다. 행정구역의 64%가 국립공원으로 저수지 등 담수시설 설치에도 어려움이 뒤따랐다.

이에 속초시는 지난 2018년 가뭄도 재해라는 개념 전환을 통해 행정안전부에 재해위험지역정비 시범사업을 신청했고 지난 6월 쌍천 일대 다목적 가뭄방재시설 건설을 완료했다. 가뭄방재시설은 길이 1.1km, 높이 7.7m의 지하 차수벽을 설치해 바다로 흘려보내던 물을 가두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하루 7000t의 수원을 확보했다.

지하 암반관정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학사평과 설악동, 조양동 일원에 14개 암반관정을 뚫어 하루 1만 5000t의 수원을 새롭게 확보했다. 이 둘을 통해 새롭게 확보한 수원은 하루 2만2000t으로 지난 2018년 갈수기 때 최대 물 부족량(하루 1만3000t)을 넘어섰다.

속초시의 수원확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속초시는 물 공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후된 상수도관을 교체하는 등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이면 하루 5000t의 절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 “물 자립 도시 완성으로 갈수기와 가뭄 때마다 반복돼온 제한급수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물 자립으로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 건축물 제2 물 부족 우려… 이상 무

최근 대형 건축물 신축에 따른 물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대형 건축물의 신축이 증가한 지난 2016년부터 지나달까지 거주인구와 급수 공급량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공동주택 23곳 준공으로 7657세대(2만2971명)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인구는 786명 증가에 그쳤다. 급수공급량은 오히려 1266t 감소했다. 속초시는 노후상수도관 교체 및 지방사수도 현대화사업 추진은 물론 대형 건축물 건축 시 기존 주택밀집지역의 다발식 수도관을 정비함으로써 수돗물 누수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철수 속초시장은 “시민 8만여명과 일일 유동인구 5만여명을 포함한 13만여명에게 수돗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근 자치단체와의 물 공급 협업체계를 갖추고 대체수원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