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관악구 인근 대학을 다니다 휴학 중이라는 안하린(22)씨는 청년문화공간인 ‘신림동 쓰리룸’의 서재 창가 자리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뜨개질 수업을 들으며 모자와 목도리를 뜨고 있다”며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안 씨는 신림동 쓰리룸에서 자신만의 그림책을 만드는 ‘북 바인딩’, ‘반려식물 키우기’ 등 여러 수업을 들으며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관악구 대학동(신림로91, 3층)에 자리 잡은 ‘신림동 쓰리룸’은 청년들이 모여 취업·주거·생활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2019년 만들었다. 이를 위해 박 구청장은 청년정책과를 2018년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아예 따로 조직했다. 이후 서울시의 지원을 받으며 ‘서울청년센터 오랑’이라는 이름이 추가됐다. 현재 서울시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청년문화공간은 서초, 마포, 관악 등 10개소. 하지만 ‘신림동 쓰리룸’처럼 독자적 타이틀로 운영하는 곳은 관악구가 유일하다.
약 100평 규모의 신림동 쓰리룸에는 푹신한 소파와 넓은 테이블로 꾸며진 ‘신림 라운지’, 책과 테이블이 마련된 ‘신림서재’, 각종 공구가 비치된 ‘신림공방’, 세미나실 등이 마련돼 있다. 취업준비생 김승준(가명, 29)씨는 “외부에서 취업 모임을 가지려면 대관비가 발생하는데 여기는 무료라서 좋다”면서 “아무 때나 와서 쉴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하게 된다”고 했다.
신림동 쓰리룸이 단순히 공간만 제공하는 곳은 아니다. 청년들의 경제 및 생활문제 조언부터 ‘마음건강’을 위한 상담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뜨개질이나 북바인딩 등 각종 문화예술 클래스는 모두 무료이다. 신림동 쓰리룸 정성관(28) 센터장은 “최근 방문자 설문조사에서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점 후반대였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에 따르면 관악구 청년가구 비중이 40.2%(작년 기준)에 달해선지 수요가 제법 많은 편이라고 한다. 만 19~39세 청년만 이용 가능하지만 뉴스레터 등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가입자만 약 8000명. 강좌 경쟁률은 7:1에 육박한다.
3일 오후 방문한 신림동 쓰리룸에서 취업 관련 책을 읽고 있던 박성준(23)씨는 “군 제대 후 복학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며 “이곳에서 얻은 정보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신림동 쓰리룸은 정부와 각 지자체가 마련한 청년정책을 전파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청년들에게 재테크 교육 및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서울 영테크 지원 사업’ 등이 여기 속한다. 박 씨는 “생각보다 청년 정책이 많아 우선 모든 지원을 받아봐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신림동 쓰리룸은 디지털 속 현실세계인 메타버스에서도 찾아갈 수 있다. 메타버스인 ‘제페토’에 모든 공간을 그대로 구현해놓았다. 제페토 맵에서 ‘신림동 쓰리룸’을 검색하고 입장하면 실제와 똑같이 재현된 라운지 및 서재, AI/VR 면접체험관 부스, 신림공방 등이 등장한다. 지금까지 약 500명의 이용자가 이곳을 다녀갔다.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기프티콘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관악구 설유진 주무관은 “신림동 쓰리룸을 청년들이 찾고 싶어하는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