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발전으로 수명은 늘었지만, 무릎 관절의 수명은 그대로인 탓에 인공관절 수술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관절은 한 번 닳으면 재생되지 않아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공관절로 교체해야만 하기 때문. 큰 절개가 필요한 수술인 만큼 고령의 환자에겐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엔 얘기가 달라졌다. ‘마코 스마트 로보틱스(Mako Smart-Robotics, 이하 마코 로봇)’의 도입으로 수술 후 통증, 회복 기간, 합병증 발생률이 모두 낮아지면서 환자들이 부담을 한결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산힘찬병원 손강민 원장이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FDA 승인 ‘마코 로봇’, 최소 손상으로 수술한다

마코 로봇은 슬관절 전치환술과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인공관절 수술 로봇이다. 마코 로봇은 우선 수술에 앞서 3D CT로 촬영한 환자 무릎을 분석해 뼈를 최소한으로 절삭할 수 있도록 수술 계획을 세운다. 수술 계획을 바탕으로 절삭 범위를 알려주는 가상의 가이드라인인 ‘햅틱존(Haptic Zone)’이 설정되는데, 이 햅틱존을 벗어나려고 하면 로봇팔이 작동을 멈추면서 혹시 모를 오류를 예방해준다.

또한 마코 로봇을 이용하면 일반 인공관절 수술에서 사용되던 ‘절삭 가이드’ 없이도 딱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잘라낼 수 있다. 손강민 원장은 “일반 인공관절 수술에 쓰이던 절삭 가이드는 뼛속의 골수와 무릎 관절을 통과해 연결된다”며 “피가 관절로 빠져나오다 보니 출혈과 손상이 심할 수밖에 없었는데, 로봇 수술에서는 이런 단점이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틀 만에 걷기 가능… 만성질환자도 걱정 없어

환자 입장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회복’이다. 0.5㎜ 이하로 오차를 현저히 줄이면서 정확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서 그만큼 정상조직의 손상은 최소화된다. 그러면 환자에게 느껴지는 통증이 줄어들고, 빠르게 재활 치료에 임할 수 있게 된다. 손강민 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보통 이틀째부터 각도 운동과 걷는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복 속도가 빠르면 환자의 빠른 일상 복귀를 도와 다른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에서 80세 이상 인공관절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원 기간 배출된 혈액량은 로봇 수술(185.1㎖)이 일반 수술(279.6㎖)보다 현저히 적었다. 출혈량이 감소하면 추가 수혈에 대한 부담이 적어 수혈에 따른 합병증과 감염 위험 등이 낮아진다. 손강민 원장은 “지난해 마코 로봇을 도입해 직접 수술을 집도해보니 일반 수술과 비교해 환자들의 만족도도 큰 편이었다”며 “마코 로봇을 이용하면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매우 적기 때문에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필요하다면 권하는 수술”이라고 말했다.

손강민 부산힘찬병원장 인터뷰

“관절 다 닳았는데 망설이다가수술 규모만 더 키울 수도”

로봇이 수술을 한다고 하면, 사람처럼 생긴 로봇이 모든 수술을 전부 집도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마코 로봇은 마치 사람의 팔처럼 생긴 형태로, 조금 크기가 큰 수술 도구 정도로 이해하는 게 맞다. 매우 정밀한 수술이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조수일 뿐, 실제 수술은 의사가 집도한다. 로봇 수술에서도 의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부산힘찬병원 손강민 원장은 “마코 로봇은 CT 검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무릎의 3D 위치정보를 알려줘 수술의 정확도를 높인다”며 “이는 모양에 대한 위치정보일 뿐, 뼈의 강도나 연부조직에 대한 모든 정보를 주지는 않기 때문에 집도하는 의사의 판단과 조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점검하고, 의사가 눈으로 다시 보는 이중 검증을 거치면 수술의 오차는 최소화된다”고 말했다. 부산힘찬병원은 로봇수술 도입 전부터 폭넓은 임상 경험을 갖춘 의료진들로 구성돼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무작정 미루는 사람이 많다. 무릎 관절이 완전히 마모됐는데도 수술을 미루면 추후 더 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나중에 인공관절을 삽입해도 제때 수술한 것보다 인공관절의 수명이 짧아질 수도 있다.

손강민 원장은 “아직 남은 무릎 관절로 생활하실 수 있는 분들에게 억지로 인공관절 수술을 권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수술이 너무 늦어지면 수술 규모가 커질 수 있으니 관절염 환자라면 6개월에 한 번 병원을 찾아 보존적 치료가 가능한지, 수술이 필요한 시점인지 점검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