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흔들거리는 해먹에 가만히 누워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인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숯불 위에 고기를 올려 굽는다. 까만 밤,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두런두런 나누는 이야기에 풀벌레 소리가 간주처럼 어우러진다. 모두 캠핑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이다.
코로나19라는 무겁고 갑갑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그나마 숨 쉴 틈을 주는 캠핑에 빠져들었다. 비교적 탁 트인 공간에서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시기, 이국(異國)에서 경험하는 낯섦이 그리운 이들은 캠핑으로 그 욕구를 조금이나마 채우고 있다. 오늘 밟은 땅 위에 한 겹 천으로 집을 짓고 자는 캠핑만큼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활동이 또 있을까.
집 떠나 어설프고 번거로우며 꽤 불편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도 이상하게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 바람 소리, 해넘이 순간, 매일 보는 가족과의 수다까지도. 음식도 마찬가지다. 하루건너 먹는 고기도 더 고소하게 느껴지고, 라면에 김치 한 조각도 별미가 된다. 모두 약간의 수고를 곁들인 ‘비(非)일상’의 맛인 것 같다. 이번 캠핑에는 무슨 요리를 준비해야 하나 걱정할 필요 없다. 식빵, 참치캔, 슬라이스 햄 등 쉽고 흔한 식재료만으로도 충분히 근사한 요리가 탄생할 수 있다. 아이들은 달콤한 과자 한 봉지에도 행복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