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 생산의 원료는 철광석, 연료는 석탄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연료로 석탄 대신 수소(H2)를 사용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상용화되면, 제철소에서 용광로 등의 설비가 사라진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유동환원로다. 철광석을 유동환원로에 넣고 수소를 주입하면 수소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켜 순수한 철(Fe)인 ‘환원철(DRI·Direct Reduced Iron)’을 뽑아낼 수 있다. 그리고 이산화탄소 대신 순수한 물(H2O)이 남는다.
포스코는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공정에서 이미 수소를 25% 사용하는 유동환원로 설비를 사용 중이다. 이는 수소환원제철 구현에 가장 근접한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포스코는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하고,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국내외서 그린수소 생산 협력나서
수소환원제철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소 공급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그린수소 사업모델’을 전방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는 호주 최대의 전력·가스기업인 오리진 에너지(ORIGIN ENERGY)와 ‘호주 그린수소 생산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호주 원료공급사인 FMG(Fortescue Metal Group)와도 손잡았다. FMG가 전개 중인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협력한다.
포스코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수소 생산 사업에도 참여한다. 지난 5월 세계 해상풍력발전 1위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Orsted)와 ‘해상풍력 및 그린수소 사업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오스테드는 8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1.6GW급 인천 해상풍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철강재를 공급하고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린 암모니아 운송'으로 수소 유통
포스코의 수소 생산 사업 모델은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水電解) 방식이다. 수소는 저장·유통도 까다롭다. 그 때문에 수소의 운반체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이 바로 암모니아다. 수소를 질소와 결합한 암모니아는 영하 253도로 냉각해야 하는 수소와 달리 영하 33.5도에서 액체로 쉽게 전환할 수 있어 저장 및 장거리 운송이 쉽고, 이미 인프라도 구축되어 있다. 즉, 암모니아 활용 기술과 인프라를 선점하는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지난 5월 롯데정밀화학·롯데글로벌로지스·HMM·한국선급·한국조선해양과 친환경 선박·해운시장 선도를 위한 ‘그린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벙커링(bunkering·선박 연료로 주입) 컨소시엄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
◇청정 암모니아 등 수소 활용 사업 참여
수소환원제철 등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각종 미래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의 상용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포스코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함께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대용량 추출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두산중공업·RIST와 함께 암모니아 분해로 생성한 수소를 연소해 가스터빈을 가동하는 발전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분해기와 가스터빈을 일체화한 발전기술 개발은 전 세계에서 최초이다.
수소 활용은 현대차그룹과 협력한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수소 경제 이니셔티브(initiative·주도권)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또한, 수소경제 육성을 위해 포스코·현대차·SK·효성 등이 참여하는 수소기업협의체를 9월 중에 설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