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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은 발명의 날이었다.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測雨器) 발명이 공식 발표된 날짜가 세종 23년 4월 29일인데, 이를 양력으로 환산하면 1441년 5월 19일이라 정부에서 발명의 날로 지정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실수는 대박의 어머니”라고 말해야 할듯하다. 수많은 히트 음식이 우연한 실수에서 발명됐기 때문이다.

시리얼은 미국 식품기업 켈로그 창업주인 켈로그 형제의 실수에서 탄생했다. 당시 요양원 총책임자였던 형 존 켈로그와 형 밑에서 재정 담당으로 일하던 동생 윌리엄은 소화가 잘 되는 빵 개발을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1894년 어느 날 형제는 옥수수 가루를 반죽하다가 급한 일을 처리하려고 자리를 비웠다. 형제가 돌아왔을 때 반죽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반죽을 버리기 아까웠던 형제는 이를 롤러에 돌렸다. 그러자 얇고 딱딱한 작은 조각들이 쏟아져 나왔다. 형제는 이 조각들을 오븐에 구워 요양원 환자들에게 아침 식사로 내놓았다. 환자들은 이 바삭바삭한 조각들을 아주 좋아했고, 이것이 오늘날 시리얼이 되었다.

브라우니는 초콜릿 케이크를 구우려던 미국 여성이 실수로 발명됐다. 반죽에 베이킹파우더를 넣지 않아 전혀 부풀지 않았던 것. 이 여성은 비록 실패작이지만 버리기엔 아까워 주변 이웃과 친지에게 나눠줬다. 사람들은 쫀득하면서도 촉촉한 색다른 맛의 이 실패작을 사랑했다.

중식 대표 양념인 굴소스는 1888년 중국 광둥성 한 해안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이금상의 실수에서 나왔다. 굴 요리를 불에 올려놓은 걸 깜박했던 것. 졸아버린 굴 요리를 버리려다 냄새를 맡아 보니 너무 좋았고, 맛을 보니 감칠맛이 기막혔다. 이금상은 이금기(李錦記)라는 회사를 세우고 굴소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홍콩에 본사를 둔 이금기는 세계 100여 개 국가·지역에 굴소스를 팔고 있다.

쫄면은 1970년대 인천 제면공장 직원의 실수에서 탄생했다. 면을 뽑는 사출기 구멍을 잘못 맞추는 바람에 기존 냉면보다 훨씬 굵은 국수가 나왔다. 버리기엔 아까웠던 공장 사장이 근처 분식집에 갖다줬고, 이를 분식집에서 고추장 양념에 비벼 판 것이 쫄면의 유래이다.

대패 삼겹살은 성공한 외식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씨의 실수에서 태어났다. 고깃집을 하던 백씨가 고기 써는 기계를 산다는 게 실수로 햄 써는 기계를 샀다. 여기에 삼겹살을 썰어 보니 너무 얇게 나왔다. 이를 본 사람들이 “이게 무슨 삼겹살이냐, 대팻밥 같다”고 했다. 백씨는 여기에 착안해 대패 삼겹살이라는 이름을 붙여 상품화했다. 불판에 올리면 바로 익는 대패 삼겹살은 대히트를 쳤다.

실수이냐 대박이냐는 보는 시각에 따라 갈리는 것 같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열심히 실패하고 실수하자. 언제 대박을 터트릴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