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최근 직동·추동에 선보인 근린공원은 전국적으로 우수한 행정력을 집행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현재 추진 중인 발곡근린공원 역시 세 번째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다. 이 공원들이 특별한 이유는 세금을 들이지 않고 마련했다는 것이다.
직동·추동공원 조성에는 각각 1500억원, 1400억원이 투입됐다. 의정부시 연간 공원 조성 예산(30억원)의 100배 정도 된다. 이 비용은 민간 자본으로 전액 충당했다. 전체 공원 부지 중 일부에 아파트 단지를 개발했는데 이곳에서 나온 이익금으로 공원 조성에 나선 것이다. 이론적으로 간단해 보여도 한 지자체에서 세 개의 민간공원을 예산 없이 조성한 것은 의정부시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전국 지자체와 중앙부처 등에서 벤치마킹 차원으로 의정부시를 방문했다.
특히 지난해 시행한 공원일몰제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공원일몰제란 20년 이상 공원으로 지정된 사유지 중 지자체가 사들이지 않는 땅에 대해 공원 지정을 무효화하는 제도다. 대상지들은 사유지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곳은 공원으로만 조성해야 한다’고 꼬리표를 붙인 곳이었다. 하지만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 “정부가 개인 땅을 공원으로 지정해 놓고 보상 없이 장기간 내버려두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라고 결정했다. 이 때문에 20년이 지난 작년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사유지에 대해 공원이란 꼬리표를 떼어내 버렸다.
공원일몰제 시행으로 전국에서 서울시 면적의 56%(340㎢) 넓이의 공원 부지가 사유지로 풀리게 됐다. 상황이 이렇자 수년 전부터 지자체들은 난개발을 우려했다. 그동안 예산이 없어 공원부지들을 매입하지 못했는데 꼬리표마저 떨어지면 토지주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건물을 마구잡이로 짓게 된다는 것이다. 난개발 우려를 가장 먼저 대비한 시·군은 의정부시다.
의정부시는 ‘민간인 소유 공원 부지를 개발할 때는 총 대상 사업지의 최대 30%는 비공원시설로 개발해 얻은 수익으로 최소 70% 이상을 공원 부지로 조성한 뒤 지자체에 무상 기부한다’는 도시공원법 특례조항을 주목했다. 지난 2009년에 신설됐지만 이를 적용해 공원을 조성한 사례는 없었다.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을 현실화시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원일몰제 때문에 모든 지자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의정부시가 선제적으로 모범적 행정을 보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진행과정 초반부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민간 사업자의 배를 불리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시는 주민들에게 “세금 낭비 없이 난개발을 막고 공원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득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아무런 조치 없이 일몰제가 적용됐다면 숙박업소, 고물상 등이 난립해 도시 경관을 해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시청 공무원들과 밤낮으로 고민해 남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어려운 행정모델을 만들었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지역의 대형 쉴 공간이 마련됐다는데 의의가 있다”이라고 말했다.
직동공원은 2018년 11월 의정부동에 42만7000㎡ 규모로 개장했다. 이 가운데 80%인 34만3000㎡에는 공원이 들어서고 나머지 20%에는 아파트 단지가 건립됐다. 공원은 칸타빌라 정원, 청파원, 힐빙 정원, 피크닉 정원 등 4개 구역으로 나뉜다. 추동공원은 2019년 5월에 문을 열었다. 신곡동에 위치해있고 규모는 86만7000㎡ 정도다. 이 가운데 82% 가량인 71만3000㎡에 공원이, 나머지 15만4000㎡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배드민턴장, 야외학습장, 연포지목원, 민락화원 등이 조성됐다.
발곡공원은 현재 조성 중이다. 총 면적 6만5101㎡ 중 70%인 4만6008㎡는 시민을 위한 공원이다. 나머지 30%인 1만9093㎡에는 아파트 공동주택 650세대가 들어설 계획이다. 그동안 발곡공원 부지는 불법 지장물과 쓰레기 무단투기, 불법 주·정차 등 방치됐던 공간이었다. 2023년 연말에 완성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