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 열목어마을에서는 지난해부터 소방관을 대상으로 치유 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박2일 동안 치유트레킹, 명상, 약선음식 체험 등을 통해 소방관들은 재난·사고 현장에서 겪은 트라우마를 치유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방관들은 자율신경활성도와 심장안정도가 높아졌고, 스트레스 지수는 낮아졌다.
열목어마을은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3억원의 추가 소득을 올렸다. 문춘호 전북도 소방본부 홍보담당은 “치유 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방관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며 “전북 순창소방서 실내와 옥상엔 치유정원이 설치돼 있는데, 일상 속에서 만나는 체류형 치유농업 프로그램도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아프고 지친 몸과 마음을 농작물과 가축을 키우며 고치는 치유 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치유 농업은 농업·농촌 자원 또는 관련 활동으로 국민의 신체·정서 건강을 꾀하는 활동과 산업을 말한다.
치유 농업은 1990년대까지는 원예 치료라는 개념으로 통했다. 농촌진흥청이 2013년 유럽의 복지·농업 선진국의 녹색치유농업 사례와 효과분석 연구를 진행하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의하다 치유 농업이란 말이 등장했다. 국내 치유 농업은 매년 성장 추세다. 지난 2013년 1조6000억원의 시장규모는 2017년엔 3조7000억원까지로 성장했다. 2021년 현재는 이보다 더 큰 규모다. 코로나로 국민들의 우울감이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치유 농업은 심리방역을 위해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치유농업의 효과는 이미 많은 곳에서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전북 순창 치유농장에서 대사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산책과 농작업, 건강식 만들기 등의 활동을 주1회 4시간씩 한 결과, 인슐린 분비 47% 증가, 스트레스 호르몬 28% 감소, 허리둘레 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천소년교도소 청소년 수감자를 대상으로 상자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주1회 2시간씩 한 결과, 우울감 60% 감소, 콜레스테롤 5% 감소, 체지방률 2% 감소 등 심신의 건강 증진에 효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치유농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진청은 치유 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농진청은 특별시와 광역시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치유 농장 기술지원, 프로그램 개발, 치유 농업사 양성과정 운영 등을 담당할 ‘치유 농업센터’를 구축한다. 올해 치유 농업센터 2곳을 만들고 2025년까지 17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해 2025년까지 전국에 체험농장 500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치유 농업사 양성을 위해 매년 5월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을 지정하고, 10월에는 자격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앞으로 치유 농업을 이용한 농가 수익창출 모델을 제시하는 등 치유 농업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