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가 2019년 만든 한옥 정문. 건축면적 683㎡, 연면적 1086.7㎡에 2층 규모로 총 사업비 53억원이 투입됐다. 인근에 위치한 심천학당과 함께 전북대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전북대 제공
총장 김동원

전북대학교(총장 김동원)는 최근 몇 년 동안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로 교내에 ‘실험실 기업’을 설립했다. 실험실 기업의 원천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은 매해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자동차에 수소자동차용 수소탱크를 납품하는 ‘일진복합소재’다. 이 기업은 전북대 이중희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증권은 2030년 일진복합소재 매출액이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전북대 총장은 “대학이 학생을 잘 가르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지역 사회와 함께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고 지역 인재가 이 기업에서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총장 취임 후 이런 노력을 기울여 왔고 서서히 성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우리 대학은 2018년 정부의 실험실 특화형 창업 선도대학에 선정돼 대학 연구 인프라의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3년간 19건 중 90%가 넘는 17건의 실험실 창업 성과를 올렸다. 64건의 특허가 출원 및 등록됐고, 61건의 논문도 발표됐다. 특히 2019년 전북대만의 기술지주회사를 만들어 실험실 창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백금 촉매보다 1000배 이상 저렴한 소재를 개발, 그린수소 생산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이중희 교수팀이 ‘아헤스’라는 실험실 창업기업을 만들었다. 이 기업은 전북이 미래 수소 경제사회를 위해 새만금을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의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과 관련, 새만금 지역 그린수소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연구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고 하는데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자 생애 주기별 맞춤 지원으로 ‘스타 교수’를 육성하고, 현장 연구자 중심의 찾아가는 연구지원 행정을 구현했다. 연구학술 진흥사업을 확대 시행해 SCI급 논문 비율이 2019년 0.135편에서 2020년 0.182편으로 전년 대비 34.8% 증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 2년간 외부에서 연구비 2969억원(3236개 과제)을 지원받았다. 연구기반 조성을 위해 대학원생 반값등록금 제도를 국립대 최초로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국립대 최초로 학연교수제를 시행키로 했다. 이를 통해 공동 연구사업 수행과 인력·기술 교류,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선도적 학연교육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전북대 캠퍼스 전경. /전북대 제공

―전북대가 제안한 국가 거점 국립대 간 ‘학사 교류’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개 대학이 협약을 체결하면서 학사교류가 본격화됐다. 여러 국가 거점 대학 총장들도 필요성에 공감했다. 학사구조가 비슷한 국립대부터 단계별로 추진되는데, 우선 올해 1학기부터 본격 시작됐다. 학사교류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시·공간적 장벽을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과도 궤를 같이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각 대학의 좋은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고, 앞으로 공동학위제 시행을 통해 학생들은 2개 이상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어 그만큼 싼 가격에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수 인재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완화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할당 의무제도를 추진하고 있다는데

“전북의 경우 연구중심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고 다른 지역에 비해 의무채용을 적용받는 기관수나 채용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지역인재 채용률이 낮은 상황이다. 이 제도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혁신도시 해당 지역인재 30% 채용 의무화에 더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인재도 20% 의무채용 비율을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전북의 국민연금공단에 강원도 학생이, 강원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전북 학생도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이 열려야 한다.”

전북대는 지역 발전을 이끌 미래 핵심 산업인 ‘그린수소’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 이중희 교수팀(대학원 나노융합학과)이 그린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해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린수소는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생산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엔 백금이나 산화이리듐, 루텐늄산화물과 같은 값비싼 귀금속 촉매가 활용됐다. 생산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연구팀은 철(Fe), 인(P), 텅스텐(W), 황(S)과 같은 지구 상에서 풍부한 원소를 이용해 ‘1T-WS2 3차원 나노 구조체’ 형태의 새로운 촉매제를 만들었다. 이 촉매제는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매우 우수하고 내구성까지 뛰어나다. 비교적 단순한 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중희 교수는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탈 온실가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이로 인해 그린 뉴딜·탄소 중립 전환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수소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