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역 광장의 울산공업센터 50주년 기념 상징물인 ‘회귀, 그리고 비상’고래 형상. /국가철도공단 제공

◇울산의 옛 별호 학성을 상징화한 학의 모습

오늘날 울산역은 2010년 11월 1일 학성이라는 울산의 옛 별호를 상징화한 학의 모습으로 첫 영업을 시작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해 2003년 최종 설치가 발표됐고, 2010년 준공에 이른다. 2016년 SRT 개통으로 연간 670만명이 오가는 중요 철도역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울산역 성장의 기반에는 옛 울산역인 오늘날 태화강역이 있었다. 울산역이라는 역명은 태화강역이 1921년부터 2010년까지 사용해왔던 이름이다. 고속철도 시대로 KTX울산역이 세워지면서 옛 울산역의 명성을 물려받게 된 것이다. 또한 새롭게 들어선 울산역의 위치가 경상남도 양산시의 통도사와 인접해 역명심의위원회를 통해 울산역[통도사]의 역명이 확정되며 지금에 이르게 됐다.

◇역 안에 고래 있고, 고래 안에 울산 있다

울산역에 들어서면 구석구석에서 고래를 만날 수 있다. 울산역 광장에는 울산공업센터 50주년 기념 상징물인 ‘회귀, 그리고 비상’ 고래 형상이 있으며 맞이방의 이름 역시 고래맞이방이다. 역사 내에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재현되어 있다. 1995년 6월 국보 285호로 지정된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중요한 역사 자원이다.

울산과 고래의 인연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7년 당시 울산군이 발행한 안내서에는 장생포에서 매년 수백 두의 고래를 포획했다고 소개하고 있으며 고래사당, 고래 해체장, 고래 삶는 집, 포경선 등이 당시 고래 관련 문화를 전달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당시 장생포 마을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고래마을과 고래 축제가 있어 울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바다의 고래, 육지의 소가 만나는 곳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울산의 장생포는 포경기지로 번영했는데, 이후 1985년 포경이 금지되기까지 포경이란 부의 상징으로 자리하며 고래 고기는 울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사랑받았다. 고래 고기는 소고기가 부족하던 시절 소고기를 대신해 먹었던 고기로 12가지 맛이 있다고 하는데 꼬리와 날개 지느러미의 맛이 다르고, 또 조리방법에 따라 그 맛이 달라 참치보다 기름지고 부드러우며 소고기의 맛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수가 많이 줄었지만, 오늘날에도 울산에서 고래 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점을 찾아볼 수 있다. 울산에는 언양한우불고기도 있다. 언양이란 울산 울주의 옛 지역명으로 품질이 좋은 소고기를 양념장에 재워 참숯불에 직접 구워먹는 것이다. 이처럼 울산은 해안과 내륙의 음식이 함께 발달하며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맛과 문화를 가진 고장이다.

2021년 하반기 개통 예정인 태화강역 조감도.

◇새로운 이름, 새로운 운명… 태화강역

태화강역의 원래 생일은 1921년 10월 25일이다. 1912년부터 논의되어오던 철도가 1916년 울산과 경주, 동래와 장생포를 연결하는 경동선 철도부설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경주-울산 간 열차가 개통된 것이 그 시작이다. 이후 여러 차례 위치를 옮기며 새롭게 지어진 옛 울산역은 2010년 고속철도시대를 맞아 새로운 울산역에 이름을 넘겨주고, 생명의 강 태화강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기존 역사가 위치한 지반이 갯벌로 돼 있어 부지 침하 현상과 보도블록 균열 등의 문제가 나타나면서 신역사 필요성이 대두, 2021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복선전철 사업과 함께 해수면 위로 떠오르는 귀신고래의 등 부분 곡선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새롭게 지어질 예정이다.

울산 및 장생포 앞바다는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에 속하는 회유해변으로, 울산 귀신고래 회유해면은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돼 있다. 또한 역사 하부에 대중교통 이용을 위한 복합 환승여객동선 시스템을 도입해 이후 KTX울산역과 함께 울산의 대표 철도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①옛 울산역 전경. ②울산역에서 하차한 승객들. ③1967년 울산역의 파월장병 환송식. ④장생포 고래박물관.

◇공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옛 울산역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시기 태평양-일본-조선-만주-중국을 연결하는 중요한 지점으로 선택된 공간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울산역은 수해와 배고픔, 일제의 탄압으로 하루에도 100~200여명의 이재민이 만주로 살길을 찾아 떠나갔던 공간이기도 했다. 1962년 울산공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울산은 격변기를 맞이한다.

지금까지도 태화강역은 국내 역 가운데 유일하게 자동차를 화물로 취급하는 역이다. 울산 공업단지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바로 그 이유이다.

오늘날 울산은 KTX 울산역 건설뿐만 아니라 태화강역사 신축을 통해 태화강의 천혜 자원과 고래문화특구가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제2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김상균 이사장은 “2021년 완공되는 부산~울산 복선전철, 울산~포항 복선전철과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포항~삼척 철도건설, 그리고 강릉~제진 철도사업(2027년 말 완공 목표)을 통해 환동해권 간선 철도망이 완료되면 울산역과 태화강역은 남북철도와 대륙철도를 준비하는 중요역으로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국가철도공단은 철도역이 지닌 역사·문화·사회·건축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철도역 탐방가이드북 ‘철도역이 전해주는 지역이야기, 철도역 100’(이하 철도역 100)을 지난달 26일 출판했다. 국내에서 꼭 가봐야 할 철도역 100개를 선정해 5개 테마와 20개 코스로 엮은 ‘철도역 스토리텔링 기록물사업’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책 제작 당시 사업이 진행 중인 부산~울산 복선전철(올해 9월경 개통) 노선인 태화강역(공사중)과 경남의 대표 역인 울산역을 이 책에서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에 이를 재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