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鼻炎)은 글자 그대로 ‘코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코에 염증이 생기면 콧속 점막이 부어오르고 그 결과 코가 막혀 호흡이 곤란해진다. 심할 때는 바늘구멍 하나 들어갈 만큼의 틈도 없이 꽉 막혀서 몹시 힘들다. 아무리 답답하다고 해도 콧속 혈관은 자율신경계라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난감하다. 그래서 참다못한 사람들은 코를 뻥 뚫어주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것을 처음 사용할 때는 호흡이 원활해지고 코 막힘 증세가 일시적으로 호전되기 때문에 코뿐만 아니라 머릿속까지 맑고 상쾌해진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성 점막 수축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코 막힘 증세가 더 심해지고 콧속이 마르며 섬모 운동이 저하되는 약물성 비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한두 번 사용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일주일 이상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답한 이들을 위해 우선 막힌 코를 뻥 뚫어주는 민간요법부터 소개하겠다. 코 막힘은 앞에서 말했듯이 코의 점막이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대파를 코에 붙여보자. 우선 파의 흰 줄기 부분을 2~3㎝ 길이로 자르고 세워서 2등분 한다. 여러 겹으로 돼 있는 대파의 껍질을 나눠 끈끈한 안쪽 면을 콧등에 올려놓고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그 위에 덮어뒀다가 3분 후에 대파 껍질을 바꾼다. 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무를 곱게 갈아 즙을 짠 다음 탈지면에 적셔 막힌 코에 넣으면 서서히 뚫린다.
피를 멎게 하고 염증을 완화해주는 머위를 이용해도 된다. 머위 줄기를 2㎝ 길이로 잘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콧구멍에 넣는다. 한쪽씩 번갈아 가며 실시한다. 코가 심하게 막힐 때는 거즈에 따뜻한 물을 적셔 코에 대고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가 들이쉬기를 반복하면 열기가 보충돼 막힌 코가 뻥 뚫린다.
감기가 일주일에 끝나면 그냥 감기이지만, 열흘을 넘기면 뿌리를 내려 비염이 된다. 이 비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천식으로 발전하는데, 이때 비염에서 천식 사이에 간이역이 있다. 코의 염증이 귀로 가면 중이염, 눈으로 가면 결막염, 깊은 코로 가면 축농증이 되는 것이다.
폐 기능이 떨어지면 사실은 전체적인 면역력이 떨어진 모습인데, 이때 제일 먼저 찾아오는 것이 감기다. 감기가 와서 일주일 내에 도로 원상회복이 되면 그저 감기인데, 이 감기가 길어지면 비염으로 심각해지는 것이다. 비염의 단계가 또 한참 지속하다 보면 이제는 비염에서 꼬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첫 번째 꼬리가 축농증, 두 번째 꼬리가 중이염, 세 번째 꼬리가 결막염이다.
비염은 단순히 코에만 한정 짓지 말고 종합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오장육부 중 호흡에 관련된 기관은 폐이다. 따라서 호흡의 부속기관인 코도 폐 기능의 활성화에 따라 건강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 비염은 폐가 약하고 열이 많으며 신체의 수분 대사가 잘되지 않을 때 발병한다고 본다. 따라서 폐의 열을 풀어주고 수분 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 더불어 평소 등산이나 유산소 운동으로 폐 기능을 높여야 한다. 폐의 열이 사라지면 편도선이 강화돼 목의 통증이 치료되고 림프구들이 활성화돼 자가 치유 능력이 높아진다. 축농증도 좁은 부비동에 염증이 고이면서 코 밖으로 열린 공간이 폐쇄돼 생기는 질병이므로 닫힌 공간을 열어주고 농을 배출하며, 폐 기능을 향상하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