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젠셀 연구진이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면역치료제 개발 회사인 바이젠셀이 희소 질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젠셀 제공

면역 치료제 개발 회사인 바이젠셀이 희소 질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젠셀은 2013년 가톨릭대 기술지주회사가 처음 설립한 회사로, 2016년 보령제약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현재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희소 난치 질환 치료제는 ‘NK(자연 살해)/T세포 림프종’ 치료제다.

◇희소 질환 치료제 개발 상용화 속도 빨라

NK/T세포 림프종은 희소 난치성 질환으로 표준 치료법이 없고, 2년 내 재발률이 75%에 이른다. 기존 화학 합성 항암제로 치료하면 2년 내 생존율이 26%에 불과한 악성 암종이다. NK/T세포 림프종은 엡스타인바바이러스(EBV) 감염과 관련이 있다.

EBV는 동양인의 약 90%가 감염돼 있을 만큼 흔한 바이러스다. 일반인은 감염되더라도 문제가 없지만 면역 체계가 손상돼 있으면 잠복하던 바이러스가 활성화해 암을 유발한다.

바이젠셀의 신약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치료제는 ‘VT-EBV-N’이다. 이 치료제는 EBV만을 표적으로 하는 세포 치료제다. 연구자 주도 임상 시험에서 NK/T세포 림프종 환자 11명에게 총 8회 투여해 5년 이상 관찰한 결과, 환자 전원이 생존했고, 재발이 없는 생존율은 90%로 확인됐다. 바이젠셀은 지난해 4월 VT-EBV-N의 임상 2상에 진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개발 단계 희소 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임상 2상이 끝나면 조건부 품목 허가와 함께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EBV 양성을 보이는 다른 암들의 치료제로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VT-EBV-N은 바이젠셀의 ‘바이티어(ViTier)’ 기술을 활용한 신약이다. 바이티어는 환자와 정상인 혈액에서 면역 세포인 T세포를 분리해 원하는 표적 암세포의 항원에 따라 다양한 ‘세포독성 T세포(CTLs)’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기반) 기술이다. CTLs는 종양 세포만 골라 인식하고 제거하는 세포를 말한다. 바이젠셀의 면역 항암제는 환자 자신의 면역 세포를 이용해 암 세포만 골라 죽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일부 세포는 나중에 다시 침입하는 암 세포를 인식하는 기억 세포로 남아 재발을 방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젠셀은 바이티어를 이용해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면역 세포 치료제인 ‘VT-Tri-A(개발명)’는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 치료제는 한 가지 치료제로 다양한 암 세포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복합 치료제’이며 최근 식약처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VT-Tri-II’는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에 대한 세포 치료제로, 올해 안으로 식약처에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면역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 3종 보유

바이젠셀은 바이티어 외에도 제대혈에서 유래한 면역 억제 세포 치료제인 ‘바이메디어(ViMedier)’, 범용 T세포 치료제인 ‘바이레인저(ViRanger)’ 등의 기반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발굴한 신약 6개에 대한 연구·개발이 현재 진행 중이다.

바이메디어는 제대혈 유래 골수성억제세포(CBMS)를 이용한 범용 면역 억제 세포 치료제 기반 기술이다. CBMS는 면역 억제 기능을 가진 미성숙 골수성 세포의 집단으로, 면역 억제 물질을 분비하거나 직접 세포와 붙어 면역 세포들을 억제하는 세포로 알려졌다. 대량 증식 기술이 없어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바이젠셀의 독자적인 대량 증식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에 대한 면역 억제 세포 치료제인 ‘VM-GD’를 개발해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 1상을 신청했다.

바이레인저는 ‘감마델타’ T세포를 이용한 범용 T세포 치료제 기반 기술이다. 다양한 유전자를 탑재해 복합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하다. 바이젠셀은 현재 ‘CAR-감마델타 T 세포’를 이용한 세포-유전자 복합 치료제에 대한 초기 연구 단계를 진행 중이며,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는 “현재 희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비록 수요는 적지만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환자와 의료진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플랫폼 기술은 한 가지 질환에 특화된 치료제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