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고립주의를 원하는 것 같다. 곧 충격에 빠질 것”

지난 9월, 매일 1억명이 모이는 세계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이 한국 이슈로 뜨겁게 달궈졌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단속해 한국 근로자들을 구금한 것이 정당했냐는 토론이었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게시 글에는 인공지능(AI)이 본지 기사 <공장 지으러 왔는데 범죄자 취급… 격앙된 기업들 “美 투자 재검토>를 실시간 번역한 조선데일리 기사가 인용됐다. 토론 참여자는 300명이 넘었고 ‘좋아요’를 누른 사람도 2500명에 달했다.

조선일보 영문 서비스 ‘조선데일리(The Chosun Daily)’가 AI로 새롭게 탄생한 지 3개월 만에 세계 100국 독자와 함께하는 글로벌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9월 3일부터 조선데일리는 국내 대표 AI 기업 업스테이지와 함께 개발한 AI 모델로 모든 조선일보 기사를 영어로 실시간 번역해 서비스하고 있다. 하루 평균 600건의 기사가 세계로 퍼져 나간다. 페이지뷰(PV)와 방문 독자는 도입 이전보다 500% 이상 늘었다.

조선일보는 24일부터 조선닷컴의 모든 한글 기사 하단에 영문 번역 기사로 이동할 수 있는 ‘영문 기사 보기(View English Article)’ 버튼을 새로 적용했다. 조선데일리의 모든 기사 하단에도 조선닷컴의 한글 원기사로 이동하는 버튼이 있다. 조선닷컴과 조선데일리의 한·영 기사를 손쉽게 오가면서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글로벌 매체, 조선데일리 적극 활용

지난 3개월 동안 조선데일리에서 세계인이 가장 많이 본 기사는 K팝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신드롬 비결을 정밀 분석한 <“이대로 괜찮을까” 고민하는 젊은이들… K팝 여전사가 구하러 나섰다>(9월 27일 자)의 번역 기사였다. 30만명 이상이 읽었다.

삼성전자가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담은 기사(9월 15일 자), 뉴진스와 소속사 어도어 분쟁을 집중 분석한 <“굉장히 특이한 사건” 운명의 날 앞둔 뉴진스… K팝 아이돌 분쟁 어떻게 달랐나>(10월 29일 자) 등 K팝 관련 소식을 담은 조선데일리 기사도 인기였다.

그래픽=양인성

글로벌 미디어들도 한국 관련 소식을 작성하면서 조선데일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NBC, 중국 환구시보 등 주요 매체들이 미국 정부 정책에 대한 한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을 전하면서 조선데일리를 인용했다.

뉴욕타임스는 10월 27일 자 <미·중 갈등 속 한국의 부담> 기사에서 본지 양상훈 칼럼을 인용해 미국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 밖에 인도 유력 매체 힌두스탄타임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도 조선데일리를 자주 인용했다.

◇‘명확하고 자신감 넘치는 번역’ 호평

지금까지 번역 AI는 영어 번역 문장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해 적확한 단어를 선택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었다. 하지만 조선데일리 AI 번역은 정확성이 높고 한국어 뉘앙스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 이후 축적된 조선일보 영문 기사 20만건 이상을 학습시킨 덕분이다. 이준호 중앙대 전문통번역학과 교수는 “뉴스 번역은 명확성이 가장 중요한데 조선데일리 AI 번역 기사는 자연스럽고 자신감까지 느껴진다”고 했다.

실제로 나이 많은 어른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꼰대’를 구글 번역이나 네이버 파파고는 단순히 ‘Old Man’으로 번역하지만, 조선일보 AI는 ‘Old Fogey’(나이 많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로 표현해 비꼼의 뉘앙스까지 살린다.

조선일보는 번역 AI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나갈 예정이다. 또 업스테이지와 협업해 일본어, 태국어 번역 AI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조선데일리는 세계인을 하나로 만드는 AI 기술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조선일보와 함께 세계 독자들을 위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