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 상위에는 암과 심장 질환이 자리합니다. 특히 심장병은 식습관의 서구화, 운동 부족, 음주와 흡연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붉은 육류와 포화 지방 섭취가 많아지고 활동량은 줄어들면서 심혈관계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은 생활습관만이 아닙니다. 최근 연구들은 ‘사회적 고립’ 또한 중요한 위험 요인임을 보여줍니다. 대규모 메타 분석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이 조기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하루 15개비 흡연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비만보다 더 큰 위험 요인으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이유는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에 있습니다. 외로움이나 관계 단절을 경험하면 뇌는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교감신경을 활성화합니다.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심장은 더 빠르고 강하게 뛰고, 혈압이 상승합니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되면 심장 근육은 과부하에 놓이고 혈관은 지속적인 압력을 받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는 혈관 내피세포에 염증을 일으켜 콜레스테롤이 쉽게 쌓이도록 만듭니다. 그 결과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의 생물학적 위험 요인입니다.

뇌의 전대상피질은 사회적 배제를 신체적 통증과 유사하게 처리합니다. 이별이나 사별 후 “가슴이 아프다”는 표현은 실제 신경학적 반응을 반영합니다. 심한 정서적 충격이 일시적 심장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사례도 보고됩니다.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고 따뜻한 교류를 늘리는 것입니다. 타인과 공감하고 친절을 베풀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고 혈관을 확장하며 염증을 줄이는 작용을 합니다. 이는 혈압 안정과 심장 보호에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미국 심장학회 역시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운동과 식단 관리뿐 아니라 자원봉사, 정기적 모임 등 사회적 활동을 권고합니다. 심장은 단지 혈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함께 돌봐야 할 기관입니다.

결국 심장 건강은 생활 습관과 더불어 인간관계의 질과 깊이에 달려 있습니다. 작은 친절과 꾸준한 연결이 심장을 지키는 강력한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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