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본인의 체중을 아느냐고 물으면 ‘안다’고 답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렇다면 본인의 혈압이나 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최근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가운데 혈압은 63%, 혈당은 28%만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고혈압 환자는 120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가운데 치료를 받는 환자는 67%로, 3명 중 2명에 불과하다. 3명 중 1명은 왜 치료를 받지 않는 걸까?
대부분의 이유는 ‘몰라서’이다. 19세 이상 고혈압 환자 가운데 자신이 이미 고혈압 환자임을 아는 사람은 71%로, 치료받는 사람의 비율과 차이가 크지 않다.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 대부분이 치료받고 있다는 의미다. 70세 이상 고혈압 환자들은 스스로 혈압이 높다는 걸 아는 것으로 확인된 사람이 87%지만, 30대는 25%에 불과하다. 30대는 고혈압 환자 4명 중 1명만 본인의 병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도 30·40대의 인지율은 전반적으로 낮다. 이들 질환은 증상이 거의 없더라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중, 심근경색증과 같이 사망 위험이 큰 심·뇌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자신의 질병을 조기에 찾아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9월 한 달 동안 17개 시·도와 공동으로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자기 혈관 숫자알기– 레드서클 캠페인’을 진행한다. 질병관리청에서 캠페인 자료를 개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활용한 지역 고유 홍보 사업을 운영해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코로나가 유행하던 지난해에도 레드서클 캠페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건강 부스가 4000개 이상 설치됐다. 이를 통해 수도권에서만 4만여 명이 건강 상담을 받고, 3만여 명이 혈압 측정 등 자기 혈관 숫자 알기를 체험했다. 올해도 지역별로 건강 부스 운영, 온라인 홍보, 건강 걷기 등 신체 활동을 촉진하는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레드서클 캠페인에서는 30·40대에 정기적인 검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대와 상관없이 실천해야 할 금연, 신체 활동 등 건강 습관 관련 내용과 정기적인 검사, 지속적인 치료, 응급 상황에 대한 대응 등 ‘심·뇌혈관 질환 예방 관리를 위한 9대 생활 수칙’도 제공하고 있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심·뇌혈관 질환을 조기에 발견, 관리할 수 있도록 자신과 가족의 혈관 건강을 위한 관심과 9대 생활 수칙 실천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