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용 다자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 참여하고 있는 인도의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외교장관이 11일 쿼드에 대해 “다자 협력을 위한 외교의 장(platform)이지 특정 국가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화상으로 참석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아시아 지정학의 새물결’ 세션에서 “쿼드는 해상 안보, 대(對)테러 문제 같은 참여국 공통의 이해관계와 우려를 논의하는 자리”라며 이어 “(4국이) 모인다고 해서 반드시 누군가에 대항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통된 관심사, 비전을 가진 국가들의 일상적 외교 행위를 과대포장해 (미·중) 냉전의 결과물로 보면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은 군사·경제적으로 굴기하며 기존 규범과 질서를 흔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세우고 쿼드를 통해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인도는 호주·일본과 함께 쿼드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데, 자이샹카르 장관은 이 같은 움직임이 중국에 맞서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쿼드가 중국 견제용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겉으론 그렇지 않은 척하는 것일 뿐”이라며 “자이샹카르 장관의 언급은 쿼드가 특정 국가에 배타적이라는 이유로 동참을 주저하는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팬데믹 혼란 속 한국의 대(對)인도 투자를 이끌어 낼 전략’ 세션에 참여한 구루프라사드 모하파트라 인도 산업통상진흥부(DPIIT) 장관은 “많은 한국 투자자가 인도의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출범한 인도 내 한국 스타트업 센터를 통해 협력 분야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투자자에게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인도 정부도 지난해부터 법인세를 낮추고 규제 부담을 줄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리프리야 랑가나탄 주한 인도 외교관은 “인도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했지만, 회복의 신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9월 승용차 판매량과 전력 수요가 증가한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인도는 젊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한국이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인도 정부가 1조440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는 것도 양국 모두에 기회"라고 했다. 라지브 콜 니코그룹 회장은 “인도는 2025년 제조업 1조달러 돌파를 목표로 제조 강국을 꿈꾸고 있다”면서 “많은 분야에서 산업 혁신을 이뤄온 한국과 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