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출신 태양광 사업가 허인회씨가 친여 정치권 인맥을 동원해 특정 업체의 국가기관 납품이나 청탁을 도와주고 3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씨는 1985년 서울 미문화원 점거를 주동하고, 두 차례 총선에도 출마했던 대표적 86세대 운동권 인사다. 말로는 정의와 공정을 독점하고서 행동은 정반대로 하는 운동권 좌파의 위선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허씨는 친분 있는 의원들에게 도청탐지 장비업체 대표를 소개한 뒤 국회 질의에서 이 업체의 장비 설치에 관한 질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의원실은 공공기관의 답변서를 받아 업자에게 넘기고 납품에 활용토록 했다. 납품을 꺼리는 공공기관에 대해선 추가 질의서를 보내거나 실무자를 의원실로 불러 압박했다. 국회의원에게 청부 질의, 청부 보고를 받도록 하고 돈을 받은 것이다. 허씨의 심부름을 했던 국회의원 보좌관은 "허씨 인맥을 고려하면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허씨는 환경부의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에도 개입했다.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동원해 특정 업자가 협력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2억5000만원을 받았다. 음식쓰레기 처리업자로부터 침출수 처리장을 인천에서 서울로 변경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3000만원을 받을 때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친분을 내세웠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 들어 운동권 출신들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똘똘 뭉쳐 기득권 카르텔을 이루고 돈 되는 사업에는 닥치는 대로 뛰어든다. 허씨는 태양광 사업 비리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범죄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허씨의 범행은 국회의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다. 그런데도 검찰은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입건하지 않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청탁을 들어준 국회의원과 공무원의 죄질이 더 나쁘다. 그런데도 이들에게는 손도 대지 않았다. 허씨만 구속해 꼬리를 자르고 더 큰 범죄 덩어리는 숨긴 것이다. 이 정권은 이런 나쁜 짓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대놓고 하는 특징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