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막내아들인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서울 강남·서초·마포에 3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이 논란이 되자 '한 채를 이미 매물로 내놨다'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매각한 것이 아니라 지난달 강남 아파트를 아들에게 증여했다. 국민에게 대놓고 거짓말한 것이다.

거짓말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전·월세 인상 폭 5% 제한'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김 의원은 바로 그 시점에 집 한 채를 아들에게 증여하고 새 세입자에게 전셋값을 60% 넘게 올려 받았다. 6억 5000만원에 세 들어 살던 세입자가 나가고 새 세입자에게 10억5000만원을 받았다. 전세금을 4억원 올린 것이다. 이 계약 직전 민주당은 '전·월세 5% 제한법'을 단독 처리했고, 김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이와는 별개로 '보증금·월세 인상 제한법'을 공동발의하기도 했다. 입으로는 '세입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뒤에서 자기 집은 전세금을 4억원이나 올려 받았다. 국민에게는 '매각하겠다'고 하고 뒤로는 아들에게 증여했다. 남들의 재산권 행사와 재산 대물림은 다 적폐·투기이고, 자신은 합법적 재테크라는 것이다. 그 내로남불이 혀를 차게 한다.

민주당은 총선 출마 전에 후보자들에게 '거주 목적 외의 주택은 처분하겠다'는 서약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실제 처분한 사람은 1명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쇼'였다. 청와대 비서관 2명은 다주택을 처분하면서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뭐라 해도 강남 아파트 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세간의 믿음을 이들이 행동으로 확인시켜준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