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무는 늦은 오후,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막 이륙한 비행기 한 대가 붉은 노을 위를 지나고 있다. 누구를 태우고 어디로 날아가는 걸까.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여행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외국으로 가는 문이 굳게 닫혀버렸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의하면 코로나가 심각해진 4월부터 7월까지 국제선 여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7% 급락했다. 해외여행객은 사라졌고 광화문에 그 많던 여행사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언제쯤 다시 정상화될지 기약조차 없다.
외국의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만큼 설레는 순간이 또 있을까. 새로운 세상을 보고 느끼며 알게 되는 뜻밖의 깨달음. 그 감정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순간을 가장 좋아한다. 요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친구들이 과거 여행했던 사진을 올리며 추억하는 글이 부쩍 많아졌다. 다들 언제 어디든 문득 떠날 수 있었던 때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멀어져 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되뇌었다. ‘아,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