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부터 시작한 전공의 파업이 1주일 이상 이어지면서 수도권 주요 병원들이 수술과 외래 진료 일정을 미루면서 암 환자와 응급 환자들의 치료와 수술 차질이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국내 대표 인터넷 암 환우 커뮤니티엔 "지난 13일 아버지가 위암 3기 판정을 받았는데 파업이 끝난 시점부터 5~6주 뒤에야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김모씨는 "파업 때문에 초음파, 내시경 촬영 일정도 다음 달 16일로 미뤄졌다"며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김성주 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암 같은 경우는 영상 촬영으로는 1㎝ 이상 되는 큰 종양만 보이기 때문에 열어봐야 정확한 경과를 알 수 있는 상황도 많은데 이런 일정이 무한정 밀리니 불안하다는 말이 많다"고 했다.
항암 치료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고려대구로병원에서 만난 채모(여·68)씨는 "오전 9시에 왔는데 오후 4시까지 꼬박 7시간 항암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췌장암 2기인 그는 평소 오전 9시에 와서 1시간 항암 주사를 맞고도 오전 중에 치료가 끝났다고 했다.
◇응급실 자리 없어 무작정 기다려
27일 오후 1시쯤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보호자 A(45)씨는 "어제부터 24시간째 응급실 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80세가 넘은 A씨의 아버지는 평소 지병으로 지난 24일부터 고열에 시달렸다. 24일 오후 구급차에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대병원을 찾았지만, 파업 때문에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몰려 자리가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는 "집에서 해열제로 버티다가 결국 오늘 아버지가 저혈압 쇼크로 쓰러지셨고 말도 어눌해지셔서, 자리가 없다는데도 일단 응급실을 찾아와 자리 생기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주요 병원 수술 절반 이상 미뤄
이날 서울 시내 주요 상급 종합병원은 평소보다 수술이 절반으로 줄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하루 평균 수술 120건을 하는데 오후 기준 절반 정도인 60건만 계획돼 있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도 "하루 평균 190건 정도 수술하는데 전공의·전임의 파업으로 95건 정도만 할 것 같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도 수술을 30~50%쯤 미룬 상태다.
다만 병원 관계자들은 "중증 환자 수술은 진행하고, 추후에 수술해도 큰 문제가 없는 환자들 수술을 미루거나 안 잡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