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R아파트 전용면적 65㎡는 이달 초 7억8000만원에 팔렸다. 2017년 8월에는 4억4500만원에 거래됐는데, 3년 사이에 3억원 넘게 올랐다. 인근 빌라에서 전세로 사는 박모(35)씨는 "3년 전 결혼할 때 살까 말까 고민했던 아파트인데 이젠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살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급감하면서 서민들의 '내 집 장만'이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124만여 가구의 시세를 집계하는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 말 서울에 6억원 이하 아파트는 71만3573가구로 조사 대상의 57.5%에 달했다. 그러나 올 8월에는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이 26.4%(32만8168가구)로 급감했다.

6억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자에게 저리(低利)로 돈을 빌려주는 '보금자리론'의 기준 금액이다. 서민·중산층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한 제도인데, 이번 정부 들어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을 활용해도 살 수 있는 집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 가팔라졌다. 노원구 상계동 S아파트 85㎡는 지난 4일 6억2000만원에 거래돼 두 달 만에 1억원 넘게 올랐다. 성북구 돈암동 D아파트 57㎡도 지난 15일 6억1000만원에 팔리며 처음으로 6억원을 넘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저가 아파트(하위 20%) 평균가격은 4억3076만원으로 2년 전보다 37.8% 올랐다. 반면 상위 20% 고가 아파트는 평균 18억8160만원으로 21.5%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의 상승 폭이 더 큰 탓에 서민들의 주택 마련 부담도 가중된 것이다.

이달 기준 3억원 이하 아파트는 전체 가구의 2.8%로 거의 씨가 말랐다. 정부가 갭투자 방지책을 내놓은 '6·17 대책' 이후 지난 두 달간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강서구 방화동 B아파트(78건)의 경우, 6월 초만 해도 34㎡가 2억6000만원이었지만 지난 12일엔 3억2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