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NC 마무리 임창민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며 NC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35세의 베테랑 불펜 투수 임창민은 NC 다이노스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선수다. 광주 동성고·연세대를 졸업하고 2008년 우리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NC의 1군 첫 시즌인 2013년부터 다이노스의 불펜을 지켰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1, 26, 29세이브를 각각 기록하며 NC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팬서비스가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2018년 5월 임창민은 ‘토미 존 서저리’라 불리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긴 재활에 들어갔다. 임창민은 “재활이 길었지만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다”며 “나는 야구를 위해 재활을 했지만 병원에는 걷기 위해, 두 발로 서기 위해 재활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 작은 행복이 너무나 간절한 분이 많은데 고작 야구공을 던지기 위한 재활을 힘들다고 한다면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듬해 7월 KT전에서 460일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성적은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40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임창민은 큰 기대를 모았다. 이동욱 NC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 중 하나로 임창민을 꼽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임창민은 속절 없이 무너졌다. 5월 10일 LG전에선 홈런과 2루타 두 개 등으로 4점을 내줬다. 오랜 시간 혹사 여파로 전성기의 구위를 되찾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후에도 실점 행진은 이어졌다. 5월 15일 SK전을 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한 달 뒤 1군으로 올라왔지만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7월 3일 KIA전에서 3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10.64까지 치솟은 임창민은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8월 16일 1군으로 콜업된 임창민은 드디어 NC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자가 많은 상황에서 어렵게 위기를 돌파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은 그답게 25일 한화전에선 5회 1사 만루에 올라와 송광민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27일 두산전에서도 임창민은 빛나는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 투수 송명기가 6회초 무사 2·3루 상황에서 강판되고, 마운드를 이어 받은 임창민은 최주환을 2루수 플라이, 정수빈을 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다음 타자는 대타 박세혁. 임창민은 시원하게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선발 송명기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선배 임창민에게 꾸벅 절을 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임창민은 글러브로 툭 치며 답례했다.

올 시즌 선두를 내달리는 NC의 아킬레스건은 불안한 불펜이었다. 하지만 최근 KIA에서 트레이드로 건너온 문경찬과 박정수가 호투를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여기에 왕년의 마무리 임창민도 살아난 모습을 보이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임창민이 다시 필승조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NC엔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