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부의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 206명의 재산을 공개한 결과, 이들 가운데 51명(24.8%)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자녀 명의의 부동산은 제외하고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분양권 포함)·단독주택·다세대주택·연립주택·오피스텔만을 계산해 나온 결과다. 3주택 이상을 보유한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는 12명이었고, 특히 미래통합당 백종헌 의원은 아파트 1채와 오피스텔 29채를 갖고 있었다.

◇민주, 17명 다주택자… DJ 삼남 김홍걸 강남 2채 등 3주택 신고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날 21대 국회 초선 의원 등 의원 175명의 재산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 17명은 여전히 다주택자였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30억9700만원), 일원동 래미안(12억3600만원), 본인 명의로 32억5000만원짜리 동교동 자택을 갖고 있는 3주택자였다.

청와대에서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이용선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서울 양천구에 3억6900만원짜리 아파트와 1억95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갖고 있었고, 일자리수석을 지낸 정태호 의원은 본인 명의로 서울 관악구에 4억원대 아파트, 배우자 명의로 미국 뉴욕주에 약 3억원짜리 단독주택을 갖고 있었다. 정의기억연대 대표 시절 회계 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도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각각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을 갖고 있는 2주택자였다.

민주당의 비례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공동 명의로 서울 용산구에 오피스텔 1채, 미국 메릴랜드주에 연립주택 1채를 갖고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재산 공개 서류에 “아내의 스튜디오 이용 목적으로 매입” “해외 장기 근무 중 거주 목적으로 매입”이라고 표기했고, 다른 오피스텔 1채는 지난 6월 팔았다고 했다. “나는 어쩌다 다주택”이라고 했던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논현동에 다세대주택 3채와 근린생활시설 1채, 인천에 단독주택 1채가 있었다. 총 가액은 23억원대로 기록됐다.

◇통합당, 22명이 다주택자… 백종헌은 오피스텔 29채 보유

미래통합당 백종헌 의원.

통합당 의원 중에선 22명이 다주택자였다. 백종헌 의원은 부산 금정구 한 오피스텔 건물에 오피스텔을 29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1채가 매각 중이라고 했다. 김희곤 의원은 서울 강서구에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오피스텔과 부산 동래구에 본인 명의 아파트를 갖고 있었다. 황보승희 의원은 부산에 아파트 2채와 오피스텔 1채를 보유 중이었다. 배준영 의원은 서울 여의도에 13억2000만원짜리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는 명목상 ‘1주택자’였지만, 같은 지역에 사무실 12채를 더 갖고 있었다. 부산 해운대구에 8억9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는 김미애 의원은 지난달 해운대구 단독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해 명목상 1주택자가 됐다.

한편 이날 재산이 공개된 의원 다수는 재산 목록의 ‘비고’란에 ‘해당 부동산이 매각 진행 중’이라거나, ‘실거주 중’이라는 등의 내용을 구구절절하게 적었다. 기존 재산 공개 때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일로, 다주택자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분위기에 의원들이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예를 들어 민주당 조오섭 의원은 전남 담양 단독주택에 대해 “모친 상속 재산”으로서 자신이 보유한 지분은 3분의 1이고, 광주광역시에 있는 배우자 명의 아파트는 “광주 실거주 공동주택”이라고 했다. 통합당 김영식 의원은 대구 달서구 아파트에 대해 “5월 12일 매각. 8월 7일 인도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공직자 31명 중 8명이 다주택자

한편 정부에서 새로 임용됐거나 승진한 고위 공직자 31명 중에선 8명(25.8%)이 다주택자였다. 3주택자가 2명, 2주택자가 6명이었다. 무주택자는 4명이었다.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은 경기 고양·파주와 서울 동작구 등에 아파트를 3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조복연 병무청 차장은 대선 유성구와 광주 동구, 경기 용인에 아파트 3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청와대의 재산 공개 대상자들은 모두 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경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은 대전 유성구에 아파트 1채만을 신고했다. 지난달 10일 배우자 명의의 경기 의정부 아파트 1채를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지수 해외언론비서관도 서울 강남구 아파트 1채만을 신고했다. 서울 서대문구와 충북 청주에 보유하고 있던 오피스텔 2채를 이달 초 매각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서울 동작구 아파트 1채를 포함해 7억731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