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30m가 넘는 강풍을 몰고 온 제8호 태풍 바비로 제주 지역에 피해가 이어졌다. 바비는 비보다는 강력한 바람으로 피해를 줬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기준 6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가로수가 쓰러지고 전봇대가 넘어져 261가구가 정전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떨어지고, 제주시 아라2동의 한 도로에는 가로등이 꺾여 도로를 덮쳤다. 서귀포시 회수 로터리 인근 가로수가 꺾여 도로를 침범했고, 안덕면 화순리의 한 숙박업소 간판과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음식점 간판이 떨어졌다.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 우수관도 폭우로 역류했다.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아파트 외벽이 강풍에 뜯어지기도 했다.현재 제주도는 피해 지역에 대한 응급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제주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이 결항됐다. 우수영·목포·녹동·완도·부산·가파도(마라도) 등을 잇는 제주 기점 9개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15척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현재 태풍 바비는 중심기압 945hPa, 중심최대풍속 초속 45m의 매우 강한 중형태풍으로 성장해 서귀포 서남서쪽 2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9㎞로 북진하고 있다. 태풍은 이날 오후 3시 제주에 가장 근접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강수량은 한라산 사제비 314㎜, 삼각봉 266㎜, 윗세오름 243.5㎜ 등을 기록했다. 지점별 최대 순간풍속(초속)은 오후 1시 기준 새별오름 32.2m, 한라산 윗세오름 29.2m, 삼각봉 28.9m, 마라도 26.4m였다.
이번 태풍은 역대 태풍 중 가장 바람의 세기가 셌던 2003년 ‘매미’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매미의 하루 최대풍속은 2003년 9월 12일 초속 51m, 최대 순간풍속은 같은 날 초속 60m로 거대한 철제 크레인을 쓰러뜨렸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35m면 기차가 탈선할 수 있고, 40m 이상이면 사람은 물론 큰 바위도 날려버리고, 달리는 차까지 뒤집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