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방송이 최근 북한의 유튜브를 활용한 정치 선전을 두고 "북한의 폐쇄적인 이미지를 상쇄해보려는 노력이지만, 지나치게 인위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유튜브 '진실의 메아리(Echo of Truth)'의 한 장면

BBC는 24일(현지 시각) '북한의 선전 : 새로운 얼굴, 오래된 메시지'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북한의 달라진 정치 선전을 분석했다.

BBC는 조선중앙TV 앵커 리춘희가 지난 수십년간 '북한의 얼굴'이었다면, 지금은 달라졌다며 유튜브 '은아의 평양 투어 시리즈'를 예로 들었다. 이 시리즈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 '진실의 메아리(Echo of Truth)'의 영상으로, 젊은 여성 진행자인 은아가 평양의 식료품점이나 놀이공원, 식당 등을 돌아다니며 생활과 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 '북한 미녀' 앞세웠지만 선전 내용은 그대로

BBC는 "은아는 친근하고 진실한 듯 보인다"며 "이런 이미지를 통해 외국인들이 핵 문제를 넘어 다른 방식으로 북한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소셜미디어 계정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NK뉴스의 콜린 즈위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상들은 북한 미녀들을 앞세워 북한식 섹스 어필을 시도하고 있다"며 "만연한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메시지를 상쇄하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그는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젊은 외국인들에게 북한이 얼마나 현대적인지 보여주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콘텐츠는 여전히 무거운 선전을 담고 있다"고 했다.

◇ 북한인권보고서 이후 이미지 상쇄 전략…"극도로 인위적"

BBC는 "북한은 은아나 일곱 살짜리 소녀가 등장하는 비디오로 외국인 시청자들에게 폐쇄적이기로 악명 높은 이미지를 벗어나 보려 하지만, 얼마나 진실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북한 전문가 산드라 파히는 "2014년 북한인권보고서가 나온 이후 북한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탈북민 인터뷰를 기반으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이뤄지는 인권유린 실태를 지적했다. 또 북한 정부가 사상, 양심, 종교 및 표현의 자유를 거의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북한의 유튜브 '은아의 평양 투어 시리즈'

파히는 북한이 현대적인 영상물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지만, 영상의 내용과 연출이 인위적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은아의 평양 투어 시리즈' 중 놀이공원편에서 "놀이공원에 어른들이 더 많고 전부 동년배로 보인다"고 했다. 또 "식당 인터뷰 장면에서도 직원 2명과 손님 2명 외에는 아무도 없고, 그 2명의 손님도 각각 혼자 온 사람들이었다"며 "지나치게 인위적이어서 모든 것이 각색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북한 유튜브 채널 '진실의 메아리'에 나온 북한의 한 식당 영상에서 다른 손님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북한의 이런 전략이 "오랜 동맹인 러시아와 중국의 정교한 영어 뉴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정치 선전의 새로운 창구를 열면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심각한 인권 문제를 가진 북한의 잠재적인 '소프트 파워'(정보·문화·예술이 행사하는 영향력)에 대한 경각심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