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재(45) 변호사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64) 목사의 변호인이자 대변인으로 나섰다. 강 변호사와 전 목사의 친분이나 사랑제일교회와의 관계는 이전까지 잘 알려진 적이 없다. 그러나 둘은 서로를 "부녀(父女) 사이"라고 불렀다.

전광훈(오른쪽) 목사와 강연재 변호사.

강 변호사는 그간 전 목사 측근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런 강 변호사가 21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전 목사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오히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고영일 변호사는 지난 4·15 총선에서 전 목사가 후원한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6번에 나오는 등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변호사와 전 목사의 인연을 짐작할 수 있는 영상은 전 목사 측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너만몰라TV'에 나온다. 지난해 12월 한 영상에선 전 목사가 대형강당에서 목회자들에게 "30, 40대들을 사탄(satan·악마)으로부터 찾아오려고 한다. 주사파로부터 찾아오려고"라며 자신이 스카우트한 ‘최고의 선수’로 강 변호사를 소개했다. 전 목사는 강 변호사를 향해 "우리 딸내미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 목사와 강 변호사는 19살 차이가 난다.

전 목사는 강 변호사에게 “책임지고 대한민국을 거짓으로부터 건져내야 한다”고 했다. 각종 방송에 패널로 출연했던 강 변호사의 토론 실력에 대해선 “누구와도 지지 않는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강연재(맨 앞 가운데) 변호사가 21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목사의 성명서를 대독하고 있다.

강 변호사는 전 목사의 소개 뒤 연단 위로 올라와 "최근에 여러 가지 이유로 제게 정말 소중한 분, 저를 이끌어주신 분 한 분만 주십사 간절히 기도했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전광훈 목사님, 아버지 같은 분을 제게 주셔서 어제,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떨림과 기쁨을 느끼면서 설교를 듣고 있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정치와 선거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를 꿈꾸는 예비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고,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의무를 다하는 일로 생각하겠다”고 했다.

대구 출신인 강 변호사는 2005년 사법연수원(34기) 수료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방송 출연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2016년 총선 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떨어졌다. 한때 '안철수 키즈'로 불렸던 강 변호사는 2018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겨 법률특보 등을 지냈다. 그해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갔으나 낙선했다.

전광훈 목사.

강 변호사는 사랑제일교회 측 법률대리인뿐 아니라 대변인을 자처하며 현 정부를 겨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강 변호사는 이날 회견 이후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정부가) 정치적으로 전광훈 목사를 완전히 죽이겠다는 건 당연해 보이고,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기관이라면 법을 지키면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교회 측을 상대로 한 진단검사 명령, 자가격리 조치 등이 위법이라는 것이다. 또 교회 측은 이미 교인과 방문자 명단을 방역당국에 제출했으나 정부는 이를 받지 않은 것처럼 여론전을 펼쳤다고도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특정 언론사 등이 사랑제일교회 관련 거짓 보도를 했다며 민·형사 고소를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