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거캠프 수석보좌관이었던 스티브 배넌이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모금 운동과 관련해 사기 혐의로 20일(현지 시각) 구속 기소됐다.

스티브 배넌

CNN에 따르면 배넌 등 4명은 기부금을 빼돌려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기부금을 받으며 모인 돈이 국경장벽 건설에 사용될 것처럼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사치품을 사는 데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중 하나였던 멕시코 장벽을 건설하기 위한 이 모금 운동을 통해 모인 금액은 2500만달러(약 300억원)에 달한다.

배넌은 비영리기구를 통하는 방법으로 이중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을 받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 배넌 일당은 횡령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숨기기 위해 비영리기구와 셸컴퍼니를 이용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오드리 스트라우스 검사(뉴욕남부지검장 대행)는 “배넌 일당은 장벽을 짓는다는 목적을 강조하며 기부자 수백명을 속여 수백만달러를 모금했으며 모든 기부금이 장벽 건설에 사용될 것이라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배넌은 20일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서 체포돼 이날 오후 뉴욕 법정에 설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배넌은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선거 전략을 기획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핵심 참모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며 정권 출범 7개월 만인 2017년 8월 퇴출당했다. 이후로도 그는 이탈리아 극우 성향의 가톨릭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극우 셩향의 정치활동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