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자 개선문 앞에 몰려나와 환호하는 팬들

프랑스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파리 생제르맹(PSG)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자 파리 시내가 온통 축제 분위기가 됐다. 시내 중심부 샹젤리제 거리에 젊은이 수천명이 몰려 나와 승리를 자축했다. 최근 프랑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3000명 안팎으로 늘어난 가운데 거리에 나온 이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아 바이러스가 대거 전파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18일(현지 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무관중으로 치러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PSG는 RB라이프치히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1970년 창단한 PSG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간 건 처음이다.

파리 생제르맹 서포터들이 불을 피우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마스크를 쓴 이들은 거의 없다.

승리가 확정되자 파리 중심부 샹젤리제에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서로 껴안고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PSG 깃발을 흔드는가 하면 폭죽을 쏘는 이들도 많았다. 한마디로 광란의 밤이었다. 흥분한 나머지 샹젤리제 인근의 가게를 약탈하거나 경찰에 폭력을 휘둘렀다가 체포된 사람만 36명에 달했다. 근처에 세워진 차량을 부수는 이들도 있었다.

경찰이 축구팬들의 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수천명이 한꺼번에 어울린 것은 공공장소에서 대규모 모임을 하면 안된다는 프랑스 정부의 방역 수칙에 위배된 것이다. 샹젤리제 거리가 아니더라도 파리 시내 곳곳의 술집마다 수십명씩 한데 모여 TV로 경기를 시청한 사람들은 껴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2238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튿날인 19일에는 3776명으로 하루 사이 1500명 이상 확진자가 늘었다.

파리 생제르맹 팬 수천명이 개선문 앞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록사나 마라시노뉘 체육부 장관은 경기 전 “거리에서 대규모로 모이는 것을 피하고 코로나 방역 수칙을 지켜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고 촉구했지만 전혀 먹혀 들지 않았다. 에릭 뒤퐁-모레티 법무장관은 “PSG를 불명예스럽게 한 사람들은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파리 생제르맹 서포터들이 불을 피우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면 다시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승하면 18일 이상 광란의 밤이 재연될 전망이다. 파리시는 결승전 때 샹젤리제를 통제하는 등 대규모 모임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거리를 막을 수도 없고, 술집에 함께 모여 TV로 응원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파리 시내 술집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이 파리 생제르맹의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달 중순 석달만에 하루 3000명대 확진자가 다시 나오기 시작하면서 2차 유행이 본격화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중교통과 상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프랑스 정부는 9월 1일부터는 직장에서 일할 때도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파리의 한 술집 야외 좌석에 모인 축구팬들이 파리 생제르맹의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