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경찰이 자신의 지인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위해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17일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김문수(왼쪽) 전 경기도지사.

김 전 지사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날 유튜브 ‘김문수 TV’ 녹화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는 김 전 지사와 일행에게 경찰이 다가왔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김 전 지사의 지인 A씨가 검진을 받지 않고 돌아다니자, 경찰이 A씨를 주소지인 인천 영종도 보건소로 강제 연행 조치하기 위해서였다.

김 전 지사와 경찰 간의 실랑이는 경찰이 A씨와 함께 있던 김 전 지사와 성창경 기독자유통일당 수석대변인에게도 함께 가자고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김 전 지사는 경찰의 요청을 거부했고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경찰 “함께 보건소 가자”… “이유가 뭐냐. 나는 김문수”

17일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김문수(왼쪽) 전 경기도지사.

영상에서 김 전 지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나를 가자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자신의 신분증을 꺼내며 “나는 김문수”라고 말한다.

이후 경찰이 영등포경찰서 소속임을 밝히자 김 전 지사는 “영등포경찰서? 근데 왜 나를 가자고 하는지 이유를 대라고. 같이 있었으면 다 잡아가요”라고 했다. 그는 경찰관이 “강제로 가자는 게 아니다”라고 하자 “혐의가 있든지 해야지.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냐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경찰관은 “할머니(A씨)는 자가격리를 위반해 강제 (연행) 대상인데 하필 할머니와 두 분이 같이 오시다 보니까”라며 “기왕이면 두 분 건강을 위해 같이 가실 의향이 있으면…”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전 지사는 “나를 왜 가자고 그러냐 . 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 썼나”라고 반박했다.

김 전 지사는 이어 경찰관이 “두 분 건강을 위해서 제가 여쭤 본 거다. 오해하지 마시라”라고 하자 “오해가 아니고 이러면 안 된다고 당신들. 내가 국회의원 세 번 했어”라고 했다.

◇김 전 지사 “세상에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딨나”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제가 ‘왜 저를 같이 가자고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더니 그제서야 싫으면 안 가도 된다고 했다”며 “이게 뭡니까. 세상에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딨습니까. 퇴근하는 사람들을 경찰관이 뭣 때문에 강제연행하려고 하는지? 코로나 핑계로 이런 황당한 꼴을 당할 사람이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심란합니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