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첫 환자가 나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18일까지 일주일간 457명으로 급증했다. 이 교회 집단감염은 신도가 방문한 또 다른 교회로 퍼졌고, 신도들이 다니는 콜센터, 요양 시설, 군부대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8일 "2~3월의 신천지 집단 발생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라고 했다.

확진자 나오자… 진도 임회면, 마을입구 막고 출입통제 - 18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마을 입구에서 진도군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차량들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 확진자와 접촉한 진도 거주 60대 남성이 전날인 17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진도군은 마을 주민 71명에 대해 전원 검사를 의뢰하고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4066명 중 800여 명 연락 안 돼

방역 당국이 5214명의 확진자가 나온 신천지 사태보다 사랑제일교회 감염 확산이 심각하다고 보는 이유는 먼저 감염이 전국 각지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천지 집단감염은 대구 이외 지역 확진자가 13.5%(702명)에 그쳤다. 그런데 사랑제일교회는 서울에 있지만 확진자 457명 가운데 38.3%(175명)가 경기나 인천 등 수도권 다른 지역과 대구, 충남, 경북, 대전, 강원 등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4066명의 신도, 방문자 중 주소와 연락처 등 소재가 파악된 3436명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 퍼져 있어 전국적 확산이 우려된다"고 했다. 나머지 630명은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있다. 또 연락처가 확보된 신도, 방문자 중 170여 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철저히 신분을 감추고 21만2000명 신도 사이에서 폐쇄적인 활동을 하는 신천지와 달리,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은 다른 교회 예배에도 참석해왔다는 점도 감염 확산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에서 지난 14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날까지 모두 1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사랑제일교회 예배에도 참석했던 안디옥교회 신도가 지난 13~15일 안디옥교회의 경기 양평 수련회에 참가하면서 감염이 퍼진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시작해 또 다른 교회로 2차 감염이 일어난 것이다. 신도 수가 14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감리교회인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 신도 1명도 사랑제일교회를 다녀와 18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가평의 창대교회에서도 이날 7명의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 일부 신도가 지난 8일 경복궁 인근 집회,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2차 감염은 교회뿐 아니라 콜센터와 요양센터, 군부대에서도 나왔다. 이날 경기 가평 육군 3수송교육연대 병사와 대북정보부대 군무원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이 교회발 군부대 감염도 5명으로 늘어났다.

◇60대 이상 비율, 신천지 2.8배

방역 당국이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추가 확산을 걱정하는 또 다른 이유는 중증·위중 환자로 악화될 수 있는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이 38%로 신천지 집단감염(13.5%)의 2.8배쯤 되기 때문이다.

다만 검사를 받은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방문자 가운데 양성 판정을 받은 비율인 양성률은 17%로 신천지 집단감염(40.7%)보다 낮다. 또 신도와 접촉자를 포함해 4000여 명인 사랑제일교회와 달리 신천지 신도는 전국적으로 21만2000여 명에 달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확진자 1명의 감염 전파력을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 1~17일 2.83명(1명이 2.83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으로 지난달(0.72명)의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신천지 집단감염 초기(2월 18~28일·3.53명)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도 신도 3명이 확진되는 등 수도권 교회발 집단감염은 확산하고 있다.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 확진자도 하루 새 16명 늘어 147명이 됐고,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에서도 전날보다 1명 늘어난 12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