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8시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에서는 3일 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50대 남성이 병실에서 사라졌다. 그는 9일 서울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확진됐다. 파주병원은 확진자가 0시 18분쯤 병원 정문을 나선 것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푸른색 환자복 바지 등을 입은 채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숍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에는 경북 포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교인인 40대 여성이 안동의료원 격리병실 이송을 앞두고 도주했다가 4시간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격리 치료와 동선 공개 등에 공포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 중에 입원 치료를 거부하고 탈출을 시도하거나 실제로 병원 탈출을 감행하는 이례적인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또 검사 대상자이면서도 지역사회에 숨어 들어가 행방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대거 벌어지고 있다. 최초 확진자 발생 6일 만에 457명이 확인된 사랑제일교회에서도 이날까지 방역 당국이 아직 주소나 연락처 파악을 못 했거나, 연락이 안 되는 검사 대상자가 800여 명으로 명단상 교인 수(4066명)의 20%에 달한다. '숨은 감염자'들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는 대구 신천지나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과 데자뷔라는 평가다. 당시 초기에도 확진자들이 특정 종교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나 클럽·주점을 다녀간 게 곧 동성애자라는 낙인 효과로 이어질까봐 보건 당국의 연락이나 진단검사를 기피하기도 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특정 집단에 '방역망에 대한 테러'라는 등 과도한 비난을 가하면 이들이 더욱 검사를 기피하게 돼 최악의 '깜깜이'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랑제일교회 등 수도권 교회발(發) 집단감염에 대해 온라인 공간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반(反)정부 집회 참가자들에게 정부가 무조건 확진 판정을 내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대로 "사랑제일교회는 제2의 신천지" "교회가 쏘아올린 바이러스 테러"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국가 방역의 문제가 과잉정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익명 검사'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익명 검사란 본인이 희망하면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되 개인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이태원 클럽 사태 당시) 익명 검사 도입 이후 검사 건수가 평소 대비 8배로 뛰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