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發)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감염이 최소 6개 시·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지난 15일 오후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대규모 반(反)정부 집회에 참석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같은 날 등록 교인 수가 56만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개신교 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성가대원을 포함해 최소 3명이 확진되면서 또 다른 교회발 집단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교인 등 관련 확진자는 319명으로 전날보다 70명 늘었다"며 "수도권에서 307명이 확진됐고 충남 5명, 강원 4명, 대구·경북·대전 각 1명 등 비수도권에서도 12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추가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사랑제일교회의 누적 확진자는 367명까지 늘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교회 사택에서 걸어나와 보건소 차량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목사를 서울의료원에 입원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들이 콜센터, 방문요양센터, 요양병원, 어린이집, 학원 등으로 퍼져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날 경북 상주, 강원 원주, 충남 공주, 경기도 부천·고양 등 전국 각지에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쏟아졌다. 포항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 후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이 병원 이송 전에 도주했다가 4시간 만에 검거됐다.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던 '코로나 청정지' 울릉도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14세 중학생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기 전 5일간 가족여행을 다녀간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 한 명도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인 서울예고 학생을 개인 레슨 하는 과정에서 감염돼 이날 확진됐다. 이 단원은 지난 14일 광복절 기념공연 리허설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의 아내와 비서도 함께 확진 판정을 받은 이날 전 목사의 소재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 목사 소재를 파악 중"이라 밝혀 전 목사 '잠적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 구청장은 얼마 후 "(전 목사가)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안다"는 글을 올렸다가 이를 삭제하기도 했다. 전 목사 측은 이에 대해 "이날 오후 4시 무렵 확진 통보 받은 뒤 오후 7시쯤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전 목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서둘러 병원에서 입원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전 목사와 함께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서 접촉한 사람들도 신속히 자가 격리하면서 보건소 등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여 명이 참석했다.

전광훈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어 법조계도 비상이 걸렸다. 전 목사는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했었다. 법원 측은 전 목사 담당 재판부가 18일 자택 대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회발 집단감염과의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은 '깜깜이' 집단감염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농협카드 콜센터에서는 이날까지 근무자 6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