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김원웅씨가 좌충우돌 쏟아내는 막말이 갈수록 태산이다. 김씨는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해 "6·25 초기 백 장군의 제1사단이 안 나타났는데 그것만으로도 사형감"이라고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해방 이후 미국에 빌붙어서 미국 이익을 챙긴 사람"이라고 했다. '이승만은 친일파' '안익태는 민족 반역자'라는 광복절 기념사 논란 때문에 유명세를 치른 것이 흡족했던지 말도 안 되는 후속 궤변을 늘어놓는다.
김씨는 6·25 다부동 전투에 대해 "미군이 전부 다 포(砲)로 적을 쏴서 죽이고 진군을 한 것"이라며 백 장군의 공적이 "과도하게 미화됐다"고 했다. 당시 백 장군은 공포에 질린 병사들을 향해 "내가 후퇴하면 나를 쏘라"며 선두에서 돌격했고, 병력 8000명으로 북한군 2만여 명의 총공세를 한 달 이상 막아냈다. 전세를 뒤집은 당시 백 장군 공적은 미군 쪽에서 더 높이 평가한다. 그가 별세하자 전현직 주한 미군 수뇌부가 일제히 "진심으로 그리워할 영웅"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전투 승리가 다 미군 덕이라면 왜 이러겠나.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에 빌붙어 미국 이익을 챙겼다"는 말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이 대통령은 북진 통일을 주장하며 휴전을 거부하고 반공 포로를 일방적으로 석방해 미국 대통령에게 '정신병자' 소리를 들었다. 미국은 이승만 제거 음모를 꾸미기도 했다. 그런 이 대통령을 미국에 빌붙었다고 한다.
김씨는 자신의 과거 행적 비판에 대해서는 "생계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공화당 당료로 시작해 40대 초반까지 전두환 민정당에서 요직을 맡았다. 대한민국이 존재하지도 않던 일제시대에 태어나 교육받고 20대 초반에 일본 체제에서 잠시 복무한 백 장군 등에게 '친일파' 낙인을 찍는 그가 자신의 과거에는 '생계' 한마디로 면죄부를 준다. 김씨는 "박근혜보다 독립운동가 가문에서 자란 김정은이 낫다"고 한 적도 있다. 6·25를 일으켜 300만이 넘는 동족 목숨을 앗아가고 동포들을 노예로 부리는 김일성 왕조를 옹호하면서 '민족 반역자'를 논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김씨의 이런 언행은 독립 유공자와 그 후손들 모임인 광복회를 욕보이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권은 김씨를 제어하기는커녕 “광복회장이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맞장구치고 있다. 정책 실패로 떨어진 지지율을 반일 프레임으로 만회하겠다는 것인가. 호국 영령, 독립운동 선열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