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親日) 청산’ 발언으로 광복절 경축사 파행을 빚은 김원웅 광복회장의 막말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그런데 과거 김 회장의 ‘독한 혀’는 야당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떨어졌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에 도전했다 낙선했다. 이후 10년 가까이 야인(野人)으로 있으면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데 거침이 없었다. 김 회장의 글은 친북(親北) 색채가 강했고 직설적이었는데, 2017년 5월 취임한 문 대통령도 한동안 그의 ‘독한 혀’를 비켜갈 수 없었다.

김원웅 광복회장 트위터

문 대통령 취임 4개월이 지난 2017년 9월4일 김 회장은 우리 군이 ‘김정은 참수부대’ 창설에 착수했다는 내용의 인터넷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북에서도 문재인 참수부대 창설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완전히 이명박근혜의 길로 가네. 다시는 김대중·노무현 팔지 마라”고 했다.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육군 특수임무여단 창설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김원웅 광복회장 트위터

같은달 13일엔 “뉴라이트 박성진을 추천한 문재인은?”이라고 적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다 논란 끝에 15일만에 자진 사퇴한 박성진 전 후보자의 역사관·종교관 등을 지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자신이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있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통일부장관 후보로 지명한 남주홍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사퇴시켰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김 회장은 이외에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해치는 가장 나쁜 침략전쟁연습”이라며 “북이 핵개발 의지를 굳히는데 기여했을 뿐 냐가(내가) 낸 세금이 이 따위 훈련하는데 쓰이는거 황당하다”고 했다.

김원웅 광복회장 트위터

김 회장이 문 대통령을 향해 비판 일변도인 것은 아니었다. 훈수를 두는데도 거침이 없었다. 김 회장은 2017년 8월 문 대통령이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을 방법을 지시했단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참 모처럼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이젠 더 이상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