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코로나 새 확진자가 16일(0시 기준) 245명으로 폭증했다. 전국 확진자 267명(해외 유입 12명 제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12일 32명, 14일 72명에서 나흘 만에 여덟 배로, 최근 이틀 만엔 세 배 이상으로 뛰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무서운 속도다. 이대로라면 이번 주 중 새 환자가 하루 1000~2000명까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차·3차 감염이 연쇄 발생해 감염원 추적 조사가 아예 불가능해지고 병상·의료진 등 수도권의 의료 자원 한계도 뛰어넘는다. 감당 불가능한 비상사태가 우려된다.

수도권 코로나 확산은 올 2~3월 대구보다 훨씬 심각한 양상이다. 당시 대구에선 하루 100명이던 새 환자가 8일 만에 최고치인 900명을 넘겼다. 이후 매일 200~500명 새 환자가 쏟아지면서 병상 부족으로 병원 문턱도 못 넘고 숨지는 사람이 속출했다. 대구 사태는 전국의 의료진과 병상 등 국가 의료 자원을 총가동해 진정시킬 수 있었다. 수도권은 의료 체계가 붕괴하면 기댈 곳이 없다. 인구(2600만)가 대구의 열 배가 넘는 데다, 신천지 교회 한 군데 중심으로 퍼진 대구와 달리 교회·시장·카페·학교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고 있다. 감염원 추적이 그만큼 어렵다. 이미 확진자 7명 중 한 명꼴(14%)로 '깜깜이 환자'다.

현재 서울·경기·인천에 중증 환자 치료용 병상이 326개, 감염병 전담 병원 병상 1482개가 있다. 200명이 정원인 경증 환자용 생활치료센터까지 합해도 환자 2000명을 감당하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에 환자가 입원해 있다. 하루 수백 명씩 새 환자가 발생하면 며칠 만에, 하루 1000명이면 그날 바로 병상이 동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중국처럼 야전병원을 세워서라도 당장 병상 확보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평균 4~7일이다. 최근 며칠 새 폭증한 환자는 확진 판정 4~7일 전에 감염이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지난 주말 수만 명이 참가한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벌어졌다. 야외 광장에 촘촘히 앉아 음식을 먹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만약 집회로 인해 감염이 확산한다면 참가자들의 정당한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은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정부와 의료진, 모든 국민이 코로나 대응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