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경쟁적으로 폭격기를 배치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군은 B-2A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3대를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 배치했다. 미군이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 B-2A를 배치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디에고가르시아섬은 남인도양 영국령 차고스 제도(諸島)의 섬으로 미국이 임차해 군사기지로 쓰고 있다.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이란과는 4000㎞, 미·중이 대치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4500여㎞ 떨어져 있다.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B-2A는 세계 최강의 전략 폭격기로 불린다. 항속거리가 최대 1만1000㎞에 달한다.

미군 스텔스 폭격기인 B-2A 스피릿(앞쪽).

중국도 남중국해에 최신 폭격기를 배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봉황망은 13일 미국 에어포스먼스리 보도를 인용해 중국이 훙(轟·H)-6J를 남중국해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H-6J는 2018년 처음 배치 사실이 알려진 폭격기로 '항모킬러'라고 불린다. 사거리 400㎞인 초음속 대함미사일 잉지(鷹擊·YJ)-12를 7발까지 탑지할 수 있다. 훙(轟·H)-6G에 비해 무장 탑재량이 2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부전구(戰區)에 H-6J를 배치 운용해왔다. 중국 국방부 런궈창(任國强)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중 남부전구 해군 항공대가 H-6G, H-6J를 동원해 남중국해서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항모 킬러'라고 불리는 중국 폭격기 H-6G.

대만해협에서도 미·중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중국 동부전구(戰區) 대변인은 중국이 최근 대만 남부와 북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일부 국가가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주면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동부 전구 부대의 순찰과 훈련은 대만 해협의 안전과 국가 주권 수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청년보 등은 14일 동부 전구의 발표 내용이 이례적이며, 미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우선 중국군이 군사훈련 때마다 밝히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 아니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미 보건장관의 대만 방문 직후 대만해협의 군사훈련 사실을 공개한 것도 국제정치와 군사훈련을 연결시키지 않는 통상적인 방식과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군이 "대만 해협 남부와 북부 양쪽에서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히고, 비슷한 시기 중국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것도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들은 대만을 세 방향에서 압박하는 듯한 인상을 전달한 것으로,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경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