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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썸씽로튼

16세기 영국 런던,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 등 히트작을 줄줄이 써내 절정의 인기를 누린다. 반면 한때 셰익스피어를 극단 배우로 데리고 있다 쫓아낸 연출가 닉 바텀은 실패를 거듭해 파산할 지경. 닉은 궁리 끝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라는 어설픈 예언가 토머스를 찾아간다.

'미래 극장에선 뭐가 대박 나느냐'는 질문에 환상을 본 예언가의 대답은 "뮤우~지컬!". 배우들이 갑자기 춤추고 노래하는 '뮤지컬'이란 걸 그렇게들 좋아한다니! 게다가 셰익스피어가 미래에 쓸 최고작 제목은 '오믈릿'이란다. 이 예언가, '햄릿(Hamlet)'의 'H'를 빼고 '오믈릿(amlet)'으로 잘못 읽은 것이다. '닉'의 새 공연이 엉뚱한 방향으로 폭주하기 시작한다.

어설픈 예언자 탓에 미래의 뮤지컬들이 마구 뒤섞이는 노래와 장면들은 관객이 포복절도하는 하이라이트. 1막에선 '레미제라블' '렌트' '애니' 등 십여 편의 춤과 명곡 조각들이 쉴 새 없이 몰아치고, 2막의 극 중 뮤지컬 '오믈릿'은 한 술 더 떠 햄릿을 코믹하게 패러디한다. 덴마크 우유를 마시는 왕자의 죽은 아버지는 '오페라의 유령'이고 아버지를 죽인 삼촌은 '스카'(라이언킹의 삼촌 사자)인데 이들은 모두 뮤지컬 '캣츠'의 고양이 몸짓으로 인사하는 식이다.

각광받는 영화 번역가 황석희의 번역. 기막힌 운율의 노래와 대사, 셰익스피어 패러디로 가득한 원작을 우리 말맛을 살려 깔끔히 옮겼다. 뮤지컬 팬은 패러디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고, 가족 관객은 르네상스, 청교도, 흑사병 등 풍부한 역사 소재로 함께 나눌 이야기가 많아질 작품. 재즈·팝·탭댄스 등 노래와 춤도 흥겨워, 뮤지컬 자체로도 매력적이다. 공연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10월 18일까지.

전시 | 배운성展

한국인 1호 유럽 진출 화가 배운성(1900~ 1978)의 그림 48점이 서울 홍지동 웅갤러리·본화랑·아트아리에서 동시에 29일까지 소개된다. 6·25전쟁 당시 월북한 탓에 한국서 잊혔던 그의 작품 세계를 돌아볼 기회다. 배운성은 1988년 해금 조치됐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측이 진행한 유화 분석 자료가 눈길을 끈다. 초분광 측량 결과 물감 밑층에서 새로운 도상이 드러난 것이다. 통통한 아기 옆얼굴을 그린 '애기 초상'에서는 아기의 정면이 발견됐고, '두 여인과 아이' 속 강아지는 현재 그림보다 훨씬 깡마른 종(種)이었다. 소장자인 전창곤 대전프랑스문화원장은 "이런 재미가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영화 | 워터 릴리스

무더운 여름, 소녀들은 첫사랑 때문에 버둥댄다. 마리는 수중발레 선수 플로리안에게 마음을 뺏긴다. 플로리안은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자신을 성적으로 바라보는 남자들을 경계하고, 마리에게 조금씩 호기심을 느낀다. 마리의 단짝 안나는 플로리안과 사귀는 잘생긴 남학생을 첫 키스 상대로 점찍고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법한 육체와 욕망에 대한 고민을 소녀들의 시선에서 풀어낸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셀린 시아마 감독의 데뷔작. 영화 내내 주인공들은 물속에서 첨벙대거나,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맞거나, 물 위에 둥둥 떠다닌다. 물의 변주를 통해 섬세한 감정 묘사가 두드러진다.

클래식 | 김유빈 플루트 독주회

'동양인은 관악기를 못 분다'는 유럽의 편견을 깨부순 김유빈(23)이 15일 오후 5시 경기도 성남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플루트 독주회 'French Night(프랑스 음악의 밤)'를 연다. 열여섯에 플루트 강국 프랑스로 유학 간 그는 2016년 지휘 거장 이반 피셔가 이끄는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 최연소 플루트 수석으로 입단, 열 달 만에 종신 수석이 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필립 고베르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마드리갈'을 시작으로 세실 샤미나드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협주곡', 샤를마리 비도르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등을 연주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포레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도 넣었다.

앨범 | 해리 스타일스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도 경쾌한 여름 노래가 1위를 차지했다. 그 주인공은 방탄소년단(BTS)이 롤모델로 삼았던 보이밴드 원디렉션 출신 해리 스타일스의 ‘워터멜론 슈거’. ‘덩케르크’에서 훌륭한 배우의 모습도 보여준 적 있다. 후렴구 “워터멜론 슈거 하이(수박처럼 달콤한 흥분을 말이야)” 부분이 중독성 있는 이 곡은 해리 스타일스가 2019년 12월 발매한 정규 2집 수록곡. 앨범은 발매 직후 빌보드 앨범차트 ‘핫200’의 1위에 오른 바 있다. 배순탁 음악평론가는 “지난해 겨울 이후 나온 팝 앨범 중 나의 톱5에는 무조건 들어가는 앨범”이라며 “로커 기질과 팝적인 감각을 이만큼 근사하게 엮어낸 앨범이 없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