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어느덧 2400대에 진입했다. 5개월여 만에 무려 1000포인트나 뛰어오른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데다 미·중 갈등 심화 등의 대형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는 짧은 기간 너무 많이 오르다 보니 코스피가 조만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당분간 큰 조정 없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8월 들어 8% 급등 코스피…2400선 돌파
최근 코스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에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8년 6월 14일(2423.48)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 3월 19일 기록한 연중 최저점(1457.64)과 비교하면 5개월 여만에 66%나 상승했다.
올해 연저점 대비 상승률을 비교하면 미국 S&P 500 지수(50%)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약 28%), 일본 닛케이 지수(약 37%) 등보다 훨씬 높다. 우리나라와 경제 구조가 비슷해 자주 비교되는 대만의 가권지수도 연저점 대비 상승률(약 47%)이 높은 편이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20%포인트 가량 높다.
11일 코스닥 지수(860.23)는 전날보다 0.29% 떨어졌지만, 이미 지난 3월 연저점(428.35)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부터 '가속 페달' 밟은 코스피
지난 5~6월 상승세가 주춤하던 코스피는 지난달부터 다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폭락 이후 반등 효과로 지난 4월 두자릿 수 상승률(11%)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5월과 6월 상승률은 각각 4.2%, 3.9%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달러 약세’ 장기화에 따른 외국인의 국내 증시 귀환에 힘입어 6.7%까지 상승률을 끌어올리더니 이달 들어서는 7거래일 만에 8% 가까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8월 코스피 상승세를 이끄는 주체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이다. 개미들은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2조36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조원, 4000억원 가량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각각 8500억원(우선주 포함), 5000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투자의 고삐를 당겼다.
◇"연내 2500 돌파 가능" 장밋빛 전망
지난 3~4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행렬에 맞서 '동학개미운동'의 막강한 위력을 보여준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두둑한 '실탄'을 장전하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0일 기준 51조126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말 사상 처음 50조원을 넘어선 이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빚투(빚내서 투자)’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5조원을 웃돌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와 부동산 규제로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시장에 몰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데다 코스피가 지난 2018~2019년 글로벌 상승장에서 소외돼 있다가 최근에서야 발동이 걸렸다는 점, 반도체 대형주 외에 바이오·배터리·인터넷 등 덩치가 급격히 불어난 성장주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코스피가 조만간 2500선도 뚫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정명지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는 미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 2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는데, 그때 못 올랐던 주가가 코로나 사태 이후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며 “또한 시가총액 50조원을 넘는 초대형주가 5개나 되고, 업종 분포도 다양해지면서 코스피가 매우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가에 지나치게 ‘거품’ 끼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S&P 500 기업의 2분기 이익은 2015년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주가는 그때보다 60%는 올랐을 만큼 현재 시장은 설명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도 주식을 비롯해 자산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어서 조만간 큰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