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주재 회의에 불참하며 ‘뒤끝’ 퇴직했다는 비판을 받은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미 지난 7일 청와대를 떠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을 비롯한 6명의 청와대 고위급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던 날이다. 사의 표명 당일 바로 청와대를 나온 셈이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지난 7일 오후 늦게까지 업무를 마무리한 뒤 문 대통령에게 인사를 하고 청와대를 떠났다.
김 전 수석은 사의 표명 당일 청와대 고위 참모들의 단체 채팅방에서도 탈퇴했다. 탈퇴 전 마지막에 올린 문구는 ‘늘 감사했습니다. 김조원 드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10일 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를 불참하고, 같은 날 신임 정무·민정·시민사회수석비서관 발표 자리에도 보이지 않아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 해석됐다. 강기정 전 정무수석과 김거성 전 시민사회수석은 재직중 소회를 밝히며 작별 인사를 했지만 김 전 수석은 별도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전 수석은 정중하게 인사말을 남기고 퇴장했으며 10일부터 휴가를 떠날 계획이었다”며 “뒤끝 퇴장 등의 표현은 사실을 상당히 오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권 인사들은 김 전 수석의 뒤끝 퇴직에 일제히 비판 메시지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라디오에서 “(아파트를 팔지 않으면) 그분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질 것”이라며 “그분이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했다. 우 의원은 “김조원 수석이 보도대로 부동산을 더 비싸게 내놨다거나 (청와대의 주택 매각 지시) 그런 것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면 적절하지 못하다”며 “그래서 나간 것 아니냐”고 했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도 김 전 수석에 대해 “통상 퇴임하는 수석들은 청와대 기자실에 들러서 마지막 인사도 하고 하는데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좀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고 했다. 진 의원은 “통합당이 ‘김조원 민정수석을 내보내기 위해 사퇴쇼를 한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엔 “다주택자 처분 문제로 혼선을 빚은 것은 비단 김조원 수석만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지켜보면 진위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석현 전 의원도 “국민들에게는 집을 한 채씩 가지라고 하면서 대통령 옆에 있는 사람이 두 채를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어떻겠느냐”며 “김조원, 김거성 전 수석은 물러났어도 집을 팔아야 한다. (팔지 않으면) 통합당에서 직(職)보다 집을 택했다는 말을 하는 게 옳은 말이 된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매월 내가 (집을 팔았는지) 파악해서 트위터에 올리겠다”고도 했다.
강남 2주택자 소유자인 김 전 수석은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하라’는 노영민 비서실장의 지침에 따라 서울 잠실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시세보다 2억여원 비싸게 내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논란이 되자 매물을 거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