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 클럽에 갔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뮤지컬 배우 김준영(30)이 “경솔했다”며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김준영은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에 주연을 맡았는데 공연후 클럽에 간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루드윅’ 제작사는 김준영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감에 따라 당분간 주연배우를 교체하기로 했다. 김준영의 팬클럽은 “배우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일절 옹호할 생각이 없다”며 팬카페를 폐쇄했다.

김준영은 2018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로 데뷔해 '더 픽션' '정글라이프' '세종, 1446'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김준영은 지난 6월30일 서울 대학로에서 막을 올린 ‘루드윅’에서 청년 루드윅 역으로 멀티캐스팅됐다. '루드윅'은 그의 첫 주연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 이후 다음 날 새벽까지 클럽 방문

김준영이 지난 6일 공연 이후 밤 클럽을 방문해 7일 새벽까지 머물렀다는 게시물이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다.

논란이 일자 김준영의 소속사 HJ컬처는 "김준영 배우로 인해 심려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 김준영은 목요일(6일) 공연 이후 공연 관계자와 일절 접촉하지 않았으며 기침이나 발열 등의 코로나 증상은 없다"고 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김준영은 예방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았으며, 2주 자가 격리가 끝나면 다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속사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속 아티스트의 개인위생 수칙과 생활 속 거리두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했다.

김준영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경솔한 행동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관객께서는 철저한 개인위생과 힘겨운 방역 절차, 마스크 착용 관람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과 어려움을 기꺼이 감수해주시며 극장을 찾아주시는데 누구보다 조심하고 신중했어야 할 제가 그러지 못했던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공연계는 거리두기 좌석제와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방역 수칙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루드윅' 제작사 과수원뮤지컬컴퍼니는 최소 이달 말까지 김준영 대신 배우 박준휘가 대신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지난 8일 공지했다.

◇팬카페 폐쇄…“관객과 팬 무시… 동료에도 무례”

김준영의 클럽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팬카페도 김준영을 비판하며 팬카페를 폐쇄했다. 김준영의 팬카페 'All Live Young' 운영진은 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조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우가 많은 인원이 밀집돼 있으며, 정부의 방역 지침을 지키기 다소 어렵다고 판단되는 장소인 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어렵게 공연장을 찾는 관객과 팬을 무시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까지도 무례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또한 배우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일절 옹호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운영진은 "팬클럽 운영을 이어나갈 방도가 없다고 판단해 배우와 논의를 나눈 바 팬클럽을 정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팬카페 폐쇄방침을 밝혔다.

◇ 배우 김준영 자필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김준영입니다.

우선,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는 관객여러분과 직접 마주하는 뮤지컬 배우라는 저의 위치를 한순간 잊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는 일을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관객분들께서는 철저한 개인위생과 힘겨운 방역절차, 그리고 마스크 착용의 공연관람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과 어려움을 기꺼이 감수해주시며 극장을 찾아주시는데 누구보다 조심하고 신중했어야 할 제가 그러지 못했던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우리의 소중한 터전인 공연무대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배우, 스태프, 선후배님들과 직접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료 선후배님들이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온 그 소중한 공연 무대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잘못입니다. 관객여러분과, 공연의 모든 관계자, 동료 배우님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는 제가 그토록 꿈꾸던 무대에 대해 더욱 소중히 생각하고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저에게 보내주신 믿음과 시간에 책임을 다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시간과 꿈이 소중한 만큼, 관객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동료 선후배님들의 소중한 시간과 꿈을 위해, 언제나 철저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020.8.8
김준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