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생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대폭발 사고로 3살짜리 여자 아이가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가 사흘만에 숨졌다. 확인된 사망자 158명 중 최연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루트 폭발 사고로 숨진 3살 여아 알렉산드라 나이자르와 할아버지

9일(현지 시각) 레바논 현지 언론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베이루트 시내에 살던 만 3살짜리 여아 알렉산드라 나이자르가 머리를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도중 지난 7일 숨졌다. 알렉산드라 지인들이 현지 언론에 증언한 바에 따르면, 사고 지점과 가까운 곳의 고층 아파트에 살던 알렉산드라의 가족은 사고 당일 항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화재가 나자 이를 지켜보기 위해 발코니로 나갔다.

베이루트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하는 장면

순간 굉음을 내며 항만 창고에 보관중이던 질산암모늄이 폭발했고 엄청난 충격이 아파트에 가해져 유리창이 다 깨졌다. 33살인 어머니가 알렉산드라를 얼른 껴안았다. 그러나 몇초만에 더 강력한 두번째 폭발이 벌어졌고 알렉산드라의 어머니는 딸을 품에서 놓쳤다. 집안은 순간 아수라장이 됐고 가재도구가 어지럽게 나뒹굴었다. 부모가 알렉산드라를 발견하기까지 몇분이 걸렸다고 한다.

알렉산드라와 아버지 폴

겨우 잔해에 깔린 알렉산드라를 찾아낸 부모는 병원으로 딸을 옮겼다. 하지만 사흘만에 영영 이별을 했다. 알렉산드라의 할아버지는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손녀의 머리가 무너진 문이나 피아노와 강하게 부딪힌 것 같다”며 “똑똑하고 귀여운 아이였는데 너무 슬프다”고 했다. 이런 비보가 알려지면서 레바논인들의 소셜 미디어에서 알렉산드라의 추모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알렉산드라와 부모가 단란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이번 베이루트 폭발사고로 사망자 158명 외에도 60여명이 실종 상태다. 실종된 사람들은 건물 잔해에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부상자가 6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루트에서는 8일부터 연이틀 정부를 성토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유혈 시위가 벌어졌다. 유엔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주요국은 레바논에 2억5000만유로(약 35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