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전에서 역투하는 최원준.

118구. 혼신의 힘을 다해 5이닝을 막았다.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26)이 6일 삼성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5대2 승리를 이끌며 5승째를 거뒀다. 최원준은 5승 무패로 두산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두산은 최원준의 활약에 힘입어 올 시즌 홈 팬 앞에서 첫 승을 올렸다.

두산 팬들은 최원준이 고맙다. 올 시즌 구원과 선발을 가리지 않고 나오며 ‘마스터 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개막 후 6월 초까지 추격조와 필승조로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그는 6월 12일 한화전에서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이용찬의 대체 선발로 나와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리고 다시 구원으로 돌아가 1승을 챙기는 등 불펜에서 쏠쏠한 역할을 한 그는 지난달 18일 KIA전에 다시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발 2승째를 거뒀다. 25일 LG전에서도 5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추가했다.

최원준은 31일 NC전에선 4.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에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부상자가 많은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

최원준은 경기 후 “어제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나 야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는데 투구 수가 너무 많아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며 “내가 잘해야 감독님과 코치님이 한 경기라도 편하게 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스물여섯 살이지만 최원준의 야구 인생은 꽤 굴곡이 있었다. 신일고를 졸업할 당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그는 동국대로 진학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2013년과 2014년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 2연패를 이끌며 대학 야구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2014·2015년엔 21세 이하 세계선수권과 하계유니버시아드 등에서 국가대표로 뛰었다.

대학 4학년이던 2016년 첫 위기가 찾아왔다. 일본 전지훈련 도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MCL(내측측부 인대) 수술을 받았다. 그해 6월 드래프트에서 두산에 1차 지명을 받았지만 구단 검진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오른쪽 갑상선을 제거했다. 완쾌 이후 이듬해 2군 경기에 출전한 그는 2017시즌이 끝나고 의욕적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했으나 또 한 번 갑상선암 진단이 나와 이번엔 왼쪽 갑상선을 제거했다. 3년 사이에 세 번이나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최동현이었던 그는 2018년 9월 최원준으로 이름을 바꿨다. 더이상 아프기 싫다는 것이 개명의 이유였다. 공교롭게 이름을 바꾼 후부터는 아프지 않았다.

최원준은 작년 34경기에 나와 1승2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65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한국시리즈에선 4차전 3회 2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박병호를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4회에도 올라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최원준은 올해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7월 18일 이후엔 선발 로테이션을 4차례 소화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6일 삼성전이 끝나고 “선발 최원준이 몇 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제 역할을 해 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최원준은 “다음 경기 때는 카운트 싸움을 더 잘해서 투구 수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