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은 매년 초여름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여름내 아이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여름철 전염병이다. 수족구병은 보통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는 초여름부터 8월까지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최근 여름 더위가 앞당겨지면서 환자 발생 시기도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수족구병 환자가 예년보다는 크게 줄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는 날이 줄었고, 등원해서도 철저하게 손 씻기, 방역 등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수족구병뿐만 아니라 여름철 소아 감염병 등이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관리를 게을리하면 언제든 다시 유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을 위협하는 계절성 전염병인 수족구병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예방하자.

물건 입에 대는 아이 잘 걸려

수족구병의 원인은 장바이러스이다. 장바이러스는 분변이나 호흡기 경로로 감염되는데 손씻기 등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만 5세 전 영유아에게 주로 발생한다. 손이나 발, 입 주변에 수포성 발진이 나면서 열을 동반할 경우 수족구병을 의심할 수 있다. 대개 미열을 동반하거나 미열 없이 발진만 나는 상태로 있다가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잘 못 먹고 고열, 탈수가 동반된 경우엔 입원해야 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뇌수막염이나 뇌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면역이 떨어진 아이나 신생아에게선 중증 감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몸에 수포성 발진이 나면서 열을 동반할 경우 수족구병(사진)을 의심할 수 있다. 안종균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수족구병은 전염력이 높고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했다.

수족구병은 가족 내 전파가 쉽게 일어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같은 집단생활을 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전파가 빠르게 되는 특징을 갖는다. 주로 감염된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바이러스가 장난감이나 식기 등에 묻거나 침이나 대변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된다. 특히 영유아 등 미취학 아동의 경우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가려는 특성이 있어 감염에 더 쉽게 노출돼 수족구병에 취약하다. 또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들의 손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이 되기도 한다.

아직까지 승인된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증상에 맞게 대증 치료를 하게 된다. 고열이나 인후통 등에 대해선 해열 진통제를 사용한다. 음식을 못 먹어서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동반될 경우는 수액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 대개 이러한 대증 치료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후유증 없이 저절로 낫게 된다. 하지만 고열과 함께 두통, 구토, 목이 뻣뻣한 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뇌수막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에 대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백신 없어 손씻기 등이 최선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없으므로 손 씻기 등 개인의 위생 관리가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아이의 기저귀를 간 후, 식사 전에는 더욱 신경 써서 손을 씻도록 해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영·유아를 보는 어른들도 이러한 위생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

장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높다. 첫 증상 발현 후부터 열이 가라앉고 수포성 발진이 사그라들 때까지는 전염성이 가장 높은 시기다. 가족 내에 이러한 증상이 있는 아이가 있으면 이 시기에는 단체 생활 시설에 보내지 않도록 한다. 이 시기를 지나더라도 대변으로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손 씻기를 지속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이전에 한 번 감염됐다고 해서 다시 안 걸리는 질환이 아니다. 장바이러스는 종류가 많고, 해마다 다른 종류의 장바이러스가 유행하기 때문에 이전에 감염되지 않은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 때문에 또다시 수족구병을 앓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해마다 여름철 유행 시기에는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를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