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샤크 뚜루루뚜루, 마미 샤크 뚜루루뚜루~."

첫 음절만 들려도 '뚜루루뚜루' 하며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동요 '상어 가족(영어명 아기 상어·Baby Shark)'. 2016년 유튜브에 오른 뒤 현재 62억 조회수로 역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 지구적 히트송'이다.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고, 또 쉽게 따라 부르는 '이 노래'를 '이 남자'가 입에 담자 전 세계가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주인공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루이스 폰시(42·왼쪽 사진). 2017년 그가 작사·작곡한 '데스파시토'로 미국 빌보드 차트 16주 연속 1위에 '유튜브 조회수 전 세계 1위'(69억뷰)를 기록하는 등 7개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라틴팝의 황제'다.

조회수만 합쳐도 75억 세계 인구를 가뿐히 뛰어넘는 유튜브 조회 수 1위와 2위의 만남. '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노래'를 불렀다는 이 가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중독성 있게 귀여운' 노래를 불러 지난달 15일 유튜브에 공개하자 2주 만에 조회수가 2000만회에 육박했다. 미국 빌보드지는 "많은 K팝 스타를 비롯해 가수 존 레전드, 코미디언 제임스 코든 등이 커버(cover·따라 부르기)하며 지난해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32위에 오른 '아기 상어'를 루이스 폰시가 부르면서 다시 한 번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메일로 만난 폰시는 "소속사(유니버셜 뮤직)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앨범을 만드는데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냐고 묻기에 망설임 없이 '아기 상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네 살 된 아들 로코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여서 제 머릿속에선 무조건 1순위였죠." 폰시 측은 국내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에 리메이크 음원을 내고 싶다고 문의했고, "뮤직비디오(애니메이션)를 함께 만들자"는 스마트스터디의 제안을 폰시가 흔쾌히 받아들이며 두 아이와의 '협업'도 성사됐다. "집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아기 상어'를 녹음하고 있을 때, 딸아이 미카엘라와 아들 로코가 들어오더니 같이 부르고 싶다고 했죠. 아이들 데뷔곡이 된 셈이에요, 하하!"

어린 시절부터 아이돌 가수를 꿈꿨다. 학창시절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한 뒤에도 각종 축제에 참가하며 가수의 꿈을 키웠고, 데뷔와 동시에 빌보드 라틴 차트 9위까지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2001년엔 백악관 초청으로 9·11 희생자 추모를 위한 공연을 펼쳤고,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념한 현지 공연에도 초청됐다.

루이스 폰시와 두 아이들이 애니메이션화돼서 함께 나온 ‘아기 상어’ 뮤직비디오. ‘아기 상어’ 노래를 부른 ‘유튜브 조회수 1위’의 가수 루이스 폰시는 “가수이자 아버지이자 남편, 또 삼촌이기도 한 제가 아이들과 ‘아기 상어’를 노래하며 양쪽의 역할을 더욱 제대로 해 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라틴을 대표하지만 미 대중음악계에선 '비주류'에 가까웠던 그가 문득 떠오른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만든 '데스파시토'는 '천천히'라는 제목과 달리 빠르게 팬들을 사로잡았다. 데뷔 19년 만에 전 세계적 가수가 된 것. 국내에서도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임영웅이 TV조선 '사랑의 콜센타'에서 불러 화제가 되면서 유튜브 23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폰시는 "전 세계에서 올라오는 커버 영상을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가사 하나하나의 의미는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음악은 당신의 삶을 바꿀 만한 힘이 있다. 우리의 감정과 몸을 움직여 문화, 언어, 가치관에 상관없이 모두를 한데 묶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2년 경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비(非)스페인어권 국가에서 모국어로 공연했던 것"이라면서 "역시나 모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BTS를 비롯해 전 세계 인재들이 음악계 역사를 바꿔나가고 있고, 이 변화는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계속 도전하다 보면 저도 언젠가는 '아기 상어'를 한국어로 부를 날도 오지 않을까요? 물론 엄청 열심히 연습해야겠지만. 아이들이 또 아기 상어 불러달라고 재촉하네요. 베이비 샤크 뚜루루뚜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