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종속에서 힘이 붙은 게 느껴지네요."

오승환(38삼성)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7차전에 6-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6월 1군에 복귀한 오승환은 전반기 나온 17경기에서 1승 1패 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150km가 넘는 묵직한 직구를 던지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그였지만, 세월의 힘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허삼영 감독은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오승환을 지목했다. “구위가 점점 좋아진다”라며 “오승환이 불펜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팀이 동점 상황인 9회 올라왔던 그는 2이닝을 던져 2실점을 했다. 결국 팀은 패배했고, 오승환은 패전투수가 됐다.

아쉬움을 털고 반등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 6-3으로 앞선 4일 두산전 9회말에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박세혁을 땅볼 처리한 뒤 김재호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김인태와 박건우를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오승환의 최고 구속은 148km. 특히 박건우를 상대로 잡아낸 마지막 직구는 전성기 오승환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강민호도 "요즘에는 종속에서 힘이 붙은 게 느껴진다. 박건우의 초구도 실투였는데 힘이 생기니까 파울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직구의 힘이 전성기 만큼 나오지 않고, 타자들도 직구를 노리는 경우가 많아 변화구를 종종 섞는 일이 많아졌다. 박건우를 상대할 당시 2구 째로 오승환은 커브를 던졌다. 오승환이 평소 잘 던지지 않은 공이다.

강민호는 "아마 그동안 3개 정도 던진 것 같다"고 웃으며 "직구를 노리길래 커브 사인을 냈는데 오승환 형도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변화구를 섞었지만, 포수 강민호가 내린 답은 직구였다. 강민호는 "투심, 슬라이더 등 구종도 많다"고 운을 떼며 "그러나 오승환 본래의 색깔대로 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민호는 "사실 요즘 주변에서 직구가 안 좋다고 하는데 직구를 맞아도 힘있게 던지자고 한다. 내가 볼 때는 지금 나이에 이런 직구를 던지는 것 자체가 후배에게 귀감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변화구로 꼬아서 잡지 말고 더 운동 많이 하자고 말한다"라며 "(오)승환이 형도 아침부터 웨이트를 열심히 한다"고 오승환의 성실함을 조명하기도 했다./ bellstop@osen.co.kr